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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김치공장에 썩은 배추·곰팡이 무…직원도 “난 안먹어”

입력 | 2022-02-23 07:33:00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국내 유명 김치 전문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 공장 한 곳에서 불량한 식재료를 사용해 김치를 만든다는 공익 제보가 나왔다.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치 전문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의 김치공장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익신고자 A 씨가 여러 차례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한 작업자가 거뭇거뭇하게 변색된 배춧잎을 벗겨내는 모습이 담겼다. 안쪽이 갈변한 무에는 군데군데 보라색 반점이 나타나며 곰팡이도 관찰된다. 작업자들은 “쉰내가 난다”, “아이 더러워”, “나는 안 먹는다”라고 말하며 재료를 다듬는다.

공장 내부의 위생 문제도 드러났다. 또 다른 영상에는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 물때와 곰팡이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벌레 알이 달려 있었고,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발견됐다. 이물질을 탐지하는 금속 탐지기의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이 곳에서 생산된 김치의 약 70%는 해외에 수출됐고, 국내에서도 대기업 급식업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됐다.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되기도 했다.

A 씨는 이같은 실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해당 공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A 씨는 MBC에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고.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김치 전문 기업과 자회사 측은 “관리에 책임이 있었다”며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미관상으로 상식선으로 원료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죄송한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썩거나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재료 손질과정에서 전량 잘라내고 폐기해 완제품 김치에는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공장은 전체 매출의 10%가 안 된다”며 “즉시 시정조치 했고 다른 직영 공장 3군데의 제품들은 원재료 보관 창고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