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1일 출시됐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의 안정적인 자산관리 지원을 위해 저축장려금을 추가 지원하고 이자 소득에 비과세를 지원하는 상품으로 매월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으며, 만기는 2년이다. 사진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에 ‘청년희망적금’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2.21/뉴스1
“주변에서 다들 혜택이 좋다고 해서 오늘 업무시간에 겨우 짬을 내서 가입하려고 했는데, 계속 접속이 지연되고 오류가 났어요. ‘안 그래도 바쁜데 이걸 계속 하고 있어야 하나’ 싶어서 화가 나더라고요.”
청년희망적금 모집 첫날, 모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가입하려던 직장인 이모씨(30)는 ‘접속자가 많아 대기 중’이라는 안내문만 보다가 결국 가입을 포기했다.
역대급 금리 혜택으로 인기를 끈 ‘청년희망적금’이 출시 초기부터 논란이다. 판매 첫날부터 사람들이 몰리면서 은행 앱은 수시로 ‘먹통’이 됐고, 전산 오류까지 곳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예산을 증액하고 대상을 늘리겠다고 나섰지만, 정부가 수요 예측에 실패해 이같은 혼란을 빚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희망적금은 정부 예산에서 저축장려금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2년동안 납입할 수 있다. 만기까지 납입할 경우 연 최고 10%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가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 및 예산 소진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청년희망적금 가입 실적이 예상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청년희망적금에 배정한 예산은 456억원으로 약 38만명분 규모다.
그러나 은행권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 대상자 여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서비스에만 약 20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정책을 실시하면서 수요 예측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금융위 추정치는 2013~2015년 시중은행 재형저축 운영시 청년층 계좌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청년희망적금은 가입 소득 기준이 낮아져 가입 대상이 적을 수 있고 상품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일단 오는 3월4일까지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들은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부족으로 조기에 청년희망적금 판매가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자 내놓은 대책이다.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청년희망적금 수요 증가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 등 경제여건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가입 수요를 봐 가면서 추가 사업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산시스템도 예상을 초과한 가입행렬에 장애가 속출했다.
은행들은 서버를 증설하고 유량을 제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씨의 사례처럼 가입이 쉽지 않다는 고객들의 불만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고객들이 예상보다 더 많이 몰린데다, 가입 과정에서 다수기관과 정보를 송수신하면서 트래픽이 많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적금 가입을 원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또한 가입 조회 과정에서 은행연합회·서민금융진흥원과 모두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다보니 예상 못한 오류들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