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불확실한 시장, 투자 피신처는? 변동성 큰 장세에선 ETF 효과적 최근 브라질ETF 수익 크게 뛰어 유가 치솟아 에너지-금 수요 상승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병목 현상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 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협까지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에 몸을 실었던 투자자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금리인상기와 지정학적 위기 속에 투자 피신처를 찾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특정 자산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주식처럼 쉽고 빠르게 사고팔 수 있으면서 펀드처럼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과거 금리인상기에 강세를 보였던 자산들에 주목하고 있다.
“중남미 에너지 금 리츠 유망”
최근 전 세계는 급격한 물가 상승 압력에 신음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 1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6%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함께 물가가 급등하며 에너지와 금 ETF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금리인상기에 이자 비용을 임대료에 전가해 인플레이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도 강세를 나타냈다.
고공행진하는 브라질 ETF
대신증권에 따르면 브라질 ETF는 11일 기준 연초 대비 15.9% 올라 주요 지역별 ETF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함께 브라질의 주요 철광석, 석유 기업 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책으로 브라질 증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레(14.8%)와 페루(14.4%) 등 중남미 지역 ETF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 중에서도 브라질 펀드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펀드는 16일 기준 연초 이후 13.93% 올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는 8.86% 하락했다.
전쟁 위기에 치솟는 에너지와 금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짙어질수록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80달러 선 수준이던 유가는 이달 들어 90달러를 훌쩍 넘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국제유가 급등세를 타고 에너지 ETF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엑손모빌·셰브런 등 미국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가 연초 이후 21일까지 20.31% 올라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선물 ETF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일 펀드(USO)’도 연초 이후 18%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올려 잡았다. 현재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00달러 수준이다. 미카일 스프로기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쳐 금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계속 커질 것”이라며 “금값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