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직원들이 17만 명까지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 현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증증 환자와 사망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가 확진자 발생에 비해 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률이 낮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위중증·사망자 발생은 앞으로도 계속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 현재의 위중증 환자 수치는 이미 1~2주 전에 확진됐던 환자로 그동안 확진자가 늘어난 만큼 중환자도 계속 늘기 때문이다.
◇위중증 환자 한달만에 500명대, 2주새 82%↑…하루 사망자도 99명
위중증 환자는 512명으로 전날 480명보다 32명 증가했다. 지난 1월 19일 532명을 기록한 이후 35일 만에 500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10일 기록한 282명에서 81.6% 증가해 2주 새 2배에 좀 못 미치게 늘어났다.
하루 새 사망자도 99명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누적 사망자는 7607명이다. 일주일 동안 405명이 사망했고, 하루 평균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만 전체 확진자 수가 워낙 큰 폭으로 늘어나다 보니 누적 치명률은 전날 0.35%에서 이날 0.33%로 감소했다.
◇현재 위중증·사망자, 확진자 7만~8만명대서 발생…앞으로 2배↑ 가능성도
일단 방역당국은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확진자수 증가추세에 비해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 속도는 빠르지 않고 앞으로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아닌 환자 수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확진자 수가 워낙 크게 늘어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발생하는 환자와 사망자 수치는 이미 2주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환자들이다보니 그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만큼 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지금 나오는 숫자가 확진자 7만~8만명대에 확진된 사람들이다. 오늘처럼 17만명 수준이면 위중증과 사망자도 2배 가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중증환자 수가 추세대로 늘어 2000명이 넘으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된다. 위중증화률, 치명률 자체는 낮지만 확진자 수가 너무 크게 늘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처방되는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처방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감염 초기에 투약할 경우 위중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 적용군에서 사망자 발생이 없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원래 허가받은 12세 이상이 아닌 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로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며 확진자 수에 비해 치료제 처방이 적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오미크론 치명률이 델타에 비해 훨씬 낮은데 치료제를 쓰면 치명률을 더 낮출 수 있다. 치료제를 제대로만 쓸 수 있으면 중증자랑 사망자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오미크론 특성상 위중증률은 낮지만 경증이라도 입원환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제때 입원하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재택치료 중 증상이 악화되는 사람을 얼마나 빨리 이송할 수 있느냐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번 델타 변이 유행 때도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라는 이유다.
백 교수는 “지난번 델타 때처럼 병상을 대기하는 상황이 되지 않게 중등도나 전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입원환자가 많이 생겨도 빨리 퇴원할 수 있다. 하지만 병목현상이 생기면 치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