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2.2.23/뉴스1
정부는 23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보는 수준까지 급등함에 따라 국내 석유 시장 상황과 비상 방출 계획을 점검했다.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는 다음 달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인하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찾아 국내 석유 수급·비축 현황과 비상 상황에 대비한 방출계획 등을 살폈다.
홍 부총리는 “점검 결과 현재 국내 원유 도입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축 물량도 국내 석유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 도입의 경우 국내 정유사는 지난해 12월 8693만배럴, 올해 1월 9479만 배럴 등을 수입했다. 이는 국내 수요량인 월 평균 약 8000만배럴에 부합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시장 불안을 우려하고 있으나, 기재부는 우리나라가 도입한 원유 중 러시아산 수입 비중은 5.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비축유의 경우 당장에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100일 넘게 쓸 수 있는 양이 저장돼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원유 비축 물량은 약 9700만배럴로, 외부 도입 없이 국내 수요 106일분(국제에너지기구 기준)을 감당할 수 있는 양”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비축유 방출의 경우 미국 등 동맹국 간 비축유 공동 방출 결정에 따라 317만배럴이 차질 없이 방출 중”이라며 “국내 수급 상황 악화 시 방출에도 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상 시 석유 대체 도입 계획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비상 수급 대응 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해 도입 차질 물량을 파악하고 필요 시 대체 도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국내 석유수급 악화 시 비축유 방출 등이 즉시 착수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국내 석유 가격 상승으로 서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4월 말 종료예정인 유류세-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3월 중 결정하되,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3월에도 지속될 경우 인하 조치의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