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법원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취소 판결’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 선생님께 사과한 뒤 평가원장직을 사퇴하는 모습. 2021.12.15/뉴스1
교육부가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기간을 늘리고 기존의 검토 절차에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의심사 과정에서는 소수 의견 재검증 절차를 신설하고 위원장과 위원 가운데 외부인사 비중을 더 높이기로 했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오류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인정하지 않다가 패소하며 큰 혼란을 빚은데 따른 후속조치다.
교육부는 22일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하고 3월 2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시안에 따르면 수능 문제를 출제하고 검토해 최종본을 만드는 기간이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은 21일→23일, 탐구영역은 18→20일로 각 2일 늘어난다.
고난도 문항만 집중 검토하는 단계도 신설한다. 지금까지는 문항 출제→1차 검토→문항 수정→2차 검토→문항 수정 뒤 최종본이 완성됐다. 앞으로는 최종본 제출 전에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가 추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수의 조건이 활용되거나 다양한 풀이 방식이 존재할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회·과학탐구 과목 검토 과정에서 전문 내용을 자문하는 검토자문위원도 현행 8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해 오류 가능성을 줄인다.
생명과학Ⅱ 20번 오류 사태에 대해 교육부는 “자문 과정에서 문항 조건에 오류가 있으므로 출제 오류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소수 의견이라 존중받지 못했다”며 “이제 소수의견이 묵살되지 않고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오류로 인정될 가능성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의심사 기간이 현행 12일에서 13일로 길어지면서 올해 11월 17일 치러지는 수능의 정답 확정·발표일은 기존 11월 28일에서 29일로 하루 늦어진다.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홈페이지(suneung.re.kr)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3월에 최종안을 발표하고 2023학년도부터 개선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