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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추가 계좌’ 내역 공개하고 해명해야

입력 | 2022-02-24 00:00:00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2010년 1월∼2011년 3월 총 5개의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125만여 주를 거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씨가 주가 조작 ‘선수’ 이모 씨에게 맡긴 신한증권 계좌 외에 2개의 계좌를 다른 주가 조작 가담자에게 맡겼고, 김 씨 본인도 계좌 2개로 직접 거래를 한 것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2010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9억여 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이 회사 권오수 회장과 이 씨 등이 주식 1600여만 주를 매수하거나 구매를 유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 측은 김 씨가 이 사건에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0월 이를 부인하면서 그 근거로 신한증권 계좌의 2010년 1∼5월 거래내역을 공개했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김 씨의 다른 계좌에 관해서는 내역도 공개하지 않고 설명도 하지 않았다.

또 21일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2010년 5월 이후 김 씨가 추가로 주식 거래를 했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당연히 주식 했다.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까 정확하게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씨가 이 씨에게 맡긴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해 4000만 원가량 손해를 봤다고만 밝혔던 지난해 10월 해명과는 차이가 있다.

주가 조작은 자본시장의 질서를 위협하고 수많은 피해자를 낳는 심각한 범죄 행위다. 대선 후보의 부인이 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상 깔끔하게 해소하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주가 조작이 이뤄지던 기간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김 씨 전체 계좌의 모든 내역을 공개하고 검증해서 의혹의 진위를 가려내야 한다. 일부 기간, 일부 계좌의 거래 내역만 공개하면서 ‘주가 조작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