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곳과 초소형 빼고 12건 집계 전문가 “입맛 맞는 통계론 신뢰 잃어”
정부가 최근 집값 하향 안정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달 들어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 가격이 평균 3억 원 넘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극소수 하락 거래를 대상으로 한 통계로,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2월 1∼20일 강남4구 16개 단지에서 거래 금액이 전고가보다 떨어진 계약이 이뤄졌고, 초소형(전용면적 40m² 미만)을 제외한 아파트 평균 하락금액은 3억4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전 최고가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만을 대상으로 낸 통계다. 이날 기준 강남4구의 2월 1∼20일 실거래 건수는 39개 단지, 45건이다. 이 중 가격이 하락한 거래(초소형 제외)는 11개 단지, 12건이 전부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거래 급감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정책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통계를 과잉 해석했다는 지적이 크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는 192건으로 전년 동월 거래량(3993건)의 20분의 1 수준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절벽 자체가 시장이 비정상적이라는 뜻”이라며 “입맛에 맞는 통계 수치만 내세운다면 시장 신뢰만 잃는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