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 뒤 대전구장 훈련 합류 문동주 등 젊은 투수 멘토 역할… MLB 노사 갈등 실마리 안 풀려 ‘친정살이’ 한동안 이어질 듯
류현진(토론토)이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12시즌 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뒤 10년 만의 안방구장 방문이다. MLB의 직장폐쇄가 길어지며 3일부터 시작된 한화 1차 스프링캠프부터 동행을 이어오고 있는 류현진은 자신의 노하우를 친정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 중이다. 한화 제공
지난해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가 스프링캠프에서 ‘희망가’가 아닌 진짜 볼거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2년까지 한화에서 뛰다 메이저리그(MLB)로 건너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이 10년 만에 한화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MLB 진출 당시 류현진은 “은퇴 전에는 친정 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합류는 복귀가 아닌 MLB 직장폐쇄 때문이다. 사무국과 구단, 선수노조가 새 시즌을 앞두고 진행 중인 단체교섭(CBA)이 좀처럼 진전이 보이지 않자 17일부터 예정됐던 MLB 스프링캠프도 무기한 연기됐다.
직장폐쇄 기간 동안 MLB 선수들은 구단 시설을 사용할 수 없기에 지난달 국내에서 장민재(32·한화) 등과 제주 서귀포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했던 류현진은 미국행 대신 친정팀에 협조를 구했다.
류현진과 한화의 동행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MLB 노사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모여 직장폐쇄 이후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금전 문제 등 주요 논의는 다음으로 미뤄졌다”고 22일 보도했다. 한화 1차 캠프 막바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됐던 류현진도 약 1주일 동안 치료를 받고 완치된 뒤 23일부터 안방 대전구장에서 진행 중인 2차 캠프에 합류했다. 류현진의 대전구장 방문도 10년 만이다.
동행이 장기화되면 또 다른 볼거리도 생긴다. 다음 달 4, 5일 대전구장에서는 키움과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류현진과 LA 다저스 시절 동료인 야시엘 푸이그(32)의 재회도 가능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과 계약한 푸이그는 3일 입국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브러더의 나라에 왔다. 조만간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할 당시 한화에 2574만 달러(당시 약 280억 원)의 이적료를 안긴 류현진은 10년이 지나고도 친정팀을 든든하게 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