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나토 “러軍 돈바스 진입” 발표에 서방에 혼란 주려 교묘한 심리전 일각 “푸틴, 전면전 부담 느끼는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파병 결정을 한 다음 날인 22일(현지 시간) “당장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으로 군대를 보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자신의 의중과 진실 여부를 알 수 없게 해 상대를 압박하는 푸틴 특유의 ‘회색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원의 파병 승인 후 언론에 “지금 당장 러시아 군대가 돈바스로 간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23일에는 군인의 날 연설에서 “외교적 해결 모색에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이익과 국민 안전은 무조건적인 것”이라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
나토와 유럽연합(EU)이 러시아군 진입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런 메시지를 내는 것은 서방에 혼란을 주려는 푸틴 특유의 ‘회색 전술’이자 군사작전에 심리전, 가짜 뉴스, 정치 공작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러시아 군 트럭들이 대규모로 배치돼 있다. 출처 FRANCE24 페이스북
CNN은 푸틴은 “능숙한 기회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제 푸틴이 다음에 할 일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