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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러-우크라 갈등 확대시 수 년간 못 본 위기 직면”

입력 | 2022-02-24 08:03:00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여기서 더 확대된다면 세계가 수 년간 못 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유엔총회에 참석해 “지금은 자제하고, 이성을 되찾고, 긴장 완화에 나설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는 위기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 갈등이 확대된다면 세계는 수 년 동안 보지 못한 (위기의) 규모와 심각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엔총회에는 193개 회원국 모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 나선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회원국들에게 러시아의 “공격적인 계획”을 막아 달라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쿨레바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면 그 아무도 이 위기를 그냥 넘길 수 없게 된다면서 “적극적인 외교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 강경한 경제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러시아가 공격적인 계획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 지금 엄중하고 신속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세계 안보 질서 유지 임무를 맡고 있는 국제 안보체제와 국제기구의 완전한 파탄을 의미하게 된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는 가장 암울한 시나리오로, 우리를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시대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에 명백한 집단학살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반군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파병을 허용한 행위를 정당화했다.

바실리 네벤지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 동부를 언급하며 “명백한 집단학살과 가장 중요한 인권인 생명권을 짓밟는 것을 보고도 우리나라는 돈바스의 400만 주민의 운명에 무관심하게 있을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날 총회에 참석한 회원국의 대다수가 러시아의 주장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AFP는 전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고립돼 있고 홀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려 한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자”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 길을 계속 간다면 세계는 새로운 난민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500만명의 난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개발도상국에 가장 많은 밀을 수출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리비아와 예멘, 레바논과 같은 지역에서 식량값의 폭등을 유발하고 더욱 절박한 기근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 전쟁이 일어킬 고통의 해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 또한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돼 있으며,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이 함께 지켜져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타릭 아미드 영국 남아시아·영연방 장관은 대러시아 제재에 다른 나라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선택한 것에 대해 세계가 얼마나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독일의 토비아스 린드너 국무장관은 유엔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오늘 우크라이나를 강타한 일이 내일 다른 회원국들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한 러시아의 행위가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1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독립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며, 유엔 헌장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파병 성격과 관련해서도 평화유지군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