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근 택시합승이 40년 만에 허용되었다. 동선이 유사한 경우 합승할 수 있고 요금도 절반가량 아낄 수 있다. 그간 위생문제로 금지되었던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유주방도 합법화되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손목시계형 기기로 심전도 검사도 간편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디지털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실명인증, 식재료 배송 추적을 통한 위생 관리,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의 신뢰성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바야흐로 디지털 대항해의 시대다. 단방향 정보 전달의 웹 1.0, 플랫폼 중심의 웹 2.0을 거쳐 신기술과 신산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가 있는 웹 3.0의 신대륙으로 나아가고 있다. 웹 3.0은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신대륙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규제샌드박스’는 신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제도다.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검증 기회를 부여하여 기존에 금지되던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의 실험장이다. 범정부적으로 보면 지난 3년간 총 632건이 승인되었고, 이 중 361건의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매출이 약 1500억 원 증가하고 약 63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며, 4조8000억 원가량의 투자가 유치됐다.
최근 급부상하는 플랫폼 분야에서도 산업 경쟁력과 공정 거래, 이용자 보호를 둘러싸고 규제 도입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혁신 서비스의 성공은 신기술과 기존 제도 간의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에 달려 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디지털 전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고잉 디지털(Going Digital)’ 프로젝트에서, 아날로그 시대의 유산인 다수의 공공정책(policy 1.0)과 신기술(technology 4.0) 간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규제의 사회·경제적 목적을 달성하되, 혁신 기업이 디지털 대항해 시대를 당당히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