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함께 사는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를 하게 된 출산 임박 임산부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아기를 낳을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가격리 임신부는 대체 어디서 아기를 낳아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4일 오전 11시 기준 5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출산을 불과 이틀 앞두고 있다는 청원인 A 씨는 “산부인과에서 자연분만이니 아기가 언제 나올지 몰라 38주부터는 PCR 검사를 미리 주2회 보호자와 함께 받아놓으라고 해서 신랑과 맞춰 받으려고 노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가격리 중 출산을 어찌해야 할지 개인적으로 알아보려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전화하며 노력했다”면서 “대학병원, 보건소, 119 모든 곳에 전화했다”고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119에서는 응급차는 보내줄 수 있지만 보건소에서 대학병원에 병상을 구해줘야 분만할 수 있다고 했고, 대학병원에서는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야 받아줄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보건소는 대학병원이 코로나 양성 환자만 받을 수 있어서 음성 환자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개인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A 씨는 “개인병원은 음성이어도 자가격리 중이면 안 된다며 진통이나 응급 시 119 연락하고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이런 상황에서 임신부는 구급차나 길거리를 헤매다가 아기를 낳아야 하는 걸까. 정말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분만할 병원 하나 없는 게 현실이냐. 정말 눈물이 난다. 제발 임신부들이 마음 편하게 아기 낳게 좀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