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3일 울산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뒤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이 보인다. 2022.2.23/뉴스1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경선을 받는다면 단일화 가능성이 있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지금 시간은 다 지났다”고 일축하는 등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안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서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오는 28일 이전까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 경우 투표용지 후보자 명 위에 ‘사퇴’ 표시가 함께 인쇄된다. 물론 그 이후라도 투표일 전날까지 한쪽이 사퇴할 경우 투표소에 ‘사퇴’ 공고가 붙게 되지만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윤 후보측이) 전화도 안하는 데 무슨 주말 담판이냐”며 “안 후보한테 연락이나하고 그런 얘기를 하라, (윤 후보가) 진정성이 있었다면 전화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안 후보는 전날 경북 포항 유세를 마친 후 취재진에게 주말 단일화 관련 담판 회동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에 “그런 계획 없다”고 말하는 등 단일화는 결렬됐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2.24/뉴스1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후보의 단일화 철회 성명을 유심히 봤다며 “행간을 읽어보면 단일화는 이미 끝난 상태로 본다. 더이상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다시 좁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민주당이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통해 안 후보뿐 아니라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끌어 안으려 하자 위기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를 향해 연이은 ‘조롱성’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킨 끝에 전날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그간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폭로하며 설전을 벌이는 등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안 후보 지지층과 중도층이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실제 대선을 13일 앞둔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윤 후보는 41.9%, 이 후보는 40.5%였다. 두 후보간 격차는 전주 4.2%P(포인트)에서 1.4%P로 좁혀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안 후보의 지지율은 6.8%로 국민의힘은 단일화 협상 여부에 따라 다시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를 벌이며 접전 국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둘러싸고 혼란 상황이 있었지만 더 큰 통합, 더 크게 하나되는 대한민국으로 향해 가는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한다”며 안 후보측과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도 ‘윤 후보와의 만남은 없다고 보면 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회동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후보측은 지지율 격차가 단일화 결렬에 따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문제는 윤 후보에 대한 안 후보의 신뢰가 적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윤 후보는 당 장악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안 후보에게 신뢰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윤 후보가 당선이 안됐을 경우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했던 유권자 50% 가량을 적으로 돌리게 되고, 정치적 입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