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에프에서 24일(현지시간)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뉴스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사실상 전면전 수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외교부는 24일 “제반 상황에 비춰볼 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미국 등 우방국들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어떤 형태로든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대러 수출통제 등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국제사회의 대러 경제제재 동참을 공식화했다.
최근 무역협회가 분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영향’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 수출의 약 1.6%, 수입의 2.8%(지난해 기준) 비중을 차지하는 10위 교역대상국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를 방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인한 미국 전략물자 수출통제 강화 대비와 러시아 데스크 운영 및 준비상황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2.2.24/뉴스1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부품에서의 대러시아 수출은 40.6%를 차지한다. 나프타(25.3%)·원유(24.6%)·유연탄(12.7%)·천연가스(9.9%) 등 에너지 수입 비중은 70%를 넘는다.
여기까지는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 중 하나일 뿐이다.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는 국내 연쇄 물가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1%포인트(p) 높인 3.0%를 올렸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물가 상승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면에서의 대응 필요성이 종전보다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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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리시간으로 오후 1시46분 기준 국제유가 기준 북해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4.41달러(4.55%) 뛴 배럴당 101.3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역시 4.10달러(4.45%) 급등해 배럴당 96.29달러로 움직였다. 천연가스는 4.7% 올랐고 금현물도 1.8% 상승해 13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우크라발 국제정세에 정부는 전날(23일)부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하는 비상대응 TF 회의를 매일 열고, 일일 상황을 점검 중이다.
러시아 데스크는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에 대비해 우리 기업의 수출, 투자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했다.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러-우 사태에 따라 발생 가능한 애로사항을 상시 접수하고, 수출통제 정보제공, 기업 상담, 수출통제 대상 검토, 절차 대응, 법제 분석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을 밀착 지원하게 된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산업부에서 운영 중인 러시아-우크라 사태 대비 실물경제 대응체계(산업자원안보TF)와 연계해 수출통제 관련 우리 기업의 불안 우려를 해소하고 신속한 문제해결과 지원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핵심적인 공급망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정책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