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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술 먹고 놀면 농사 되겠나” vs 尹 “고양이 앞에 생선 맡긴 꼴”

입력 | 2022-02-24 15:59:00

이재명, ‘충북·강원도’ 집중 유세
윤석열, ‘수원’ 수도권 민심 공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4일 각각 충청·강원 지역과 수도권을 찾아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충주시와 강원도 원주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주시 젊음의 거리 유세에서 “밭이 아무리 좋으면 뭐하느냐. 농부가 농사를 지을 줄 모르고 게으르고 무책임해 맨날 술이나 먹고 놀고 있으면 농사가 되겠느냐”며 “농사를 지으라고 했더니 옆집과 싸워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국정 운영을 농사, 대통령을 농부에 빗대며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후보는 자신을 ‘충청의 사위’라고 소개한 뒤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발언을 겨냥해 “저는 사드 같은 것 말고, 처갓집에 보일러도 놔드리고, 일자리도 만들어드리고, 균형발전, 농촌기본소득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충북 충주시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주민들의 노래 요청에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르고 있다. 충주=뉴시스

그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 선제타격을 운운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국제사회가 걱정한다”며 “남북관계는 그냥 군사적 관계가 아니다. 평화가 곧 돈이고, 밥이고, 경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제가 경제는 확실히 살려놓겠다”며 “당선되면 코로나특별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경제민생 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제3의 정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체제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분열과 증오가 아닌 화해와 협력으로 세상이 흘러가야 한다. 통합의 정부, 통합의 정치를 이재명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강원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원주=뉴스1

이 후보는 “누군가의 정치욕, 복수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누군가에게 권력을 주는 선택을 하겠느냐”며 “국민이 행복감을 느끼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나라, 후퇴하지 않고 전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그는 장인의 고향인 충북 충주시 산척면을 찾아 “아내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는 말이 있다”며 유세차에서 내려와 큰절을 올렸다. 그는 근처에 있는 박달재를 언급한 뒤 청중의 요구에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르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28번의 부동산 정책을 바꾸는 무능한 정권을 지구상에서 봤느냐”며 “집 가진 사람과 집이 없어서 임차로 들어가 있는 세입자를 갈라치기를 했다. 민주당은 집권 연장밖에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주먹을 허공으로 찌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수원=사진공동취재단

그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대장동에 3억 5000만 원 들고 가서 8500억 원을 따고 나왔다. 이 자체가 부정부패”라며 “저도 (검사 시절) 부패 사범들을 다뤄왔지만 이런 것은 공범이 많고 갈라 먹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제 정책 공약을 보니 세금을 왕창 걷어서 자기들이 알아서 필요한데 재정투자해서 대대적인 정부 주도의 경제 부흥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세금 많이 걷어서 정부가 자기 필요한데 쓰면 그것은 다 자기들과 한편인 사람들에게 끼리끼리 이권을 나눠주게 돼 있다. 이런 것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대선은) 부패 세력인 이재명의 민주당과 정의롭고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결”이라며 “저희가 정부를 맡게 되면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열며 무엇보다 정직한 대통령, 정직한 정부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여야 전직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직 여야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지지 결의’ 행사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동의하는 분이라면 어떤 정파, 지역, 계층 관계없이 전부 함께하고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는 주역들은 과거의 멋진, 찬란한 전통을 지닌 민주당이 아니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비상식과 몰상식, 반헌법적인 세력과 헌법 수호 세력의 대결로서 그들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헌법에 동의하는 분들과 멋지게 협치하고 양보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어제 한 말, 오늘 한 말, 내일 한 말이 다른 그런 믿지 못하는 부도덕한 정치인이 아니고 정직한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