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의미하는 군사작전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일 긴급 TV연설에서는 군데군데 모순 되거나 과도하게 비약적인 발언 등이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은 즉각 무기를 버리고 귀가하라”고 위협했다.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겁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공격이 임박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고 비(非)나치화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국민을 포함한 평화로운 주민을 상대로 수많은 유혈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복장은 21일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반군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는 공개 연설 당시 복장과 같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24일 연설이 사실상 21일 사전 녹화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 24일 모두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연설한 장소와 그가 연설한 위치도 같다. 그가 21일 “LPR과 DPR이 요청하면 러시아 군을 돈바스에 보내겠다”고 한 이틀 뒤 LPR, DPR 수장들은 그대로 요청했다. FT는 만약 두 영상이 한날 촬영됐다면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전 각본대로 이뤄졌다는 방증이 된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