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GTX 사업추진 현황’ 발표 B노선도 3개역 추가 가능해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에 경기 상록수역 등 4개 역이 신설되면서 당초 10개 역에서 14개 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GTX B노선도 민간 사업자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경기권에 GTX역이 다수 신설되는 것을 두고 ‘대선용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24일 발표한 ‘GTX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GTX C노선 실시협약안에는 서울 왕십리역과 경기 인덕원역 의왕역 상록수역 등 4개 역이 추가되는 방안이 담겼다. 이들 역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강력하게 신설을 요구한 곳이다.
당초 C노선은 10개 역으로 계획됐지만 국토부는 민간 투자를 유치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자 판단에 따라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C노선 사업자(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 역으로 제안했고, 이후에는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의왕역과 상록수역까지 추가하겠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B노선은 민간 투자로 건설되는 인천 송도∼서울 용산, 서울 상봉∼경기 마석 구간에 사업자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인천(주안역), 구리(갈매역), 춘천(춘천역) 등 각 지자체의 추가 정차 역 요구를 들어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올해 6월까지 민자 구간의 시설사업기본계획(RFP)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A노선은 2023년 12월 서울 삼성역∼경기 화성시 동탄역, 2024년 6월 경기 파주시 운정역∼삼성역 개통이 목표다. A노선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삼성역은 개통 이후에도 ‘무(無)정차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성역 정거장 건설 공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삼성역 정거장이 디자인 변경, 예산 협의 등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져 2028년 4월 완공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삼성역은) 무정차 통과를 검토 중”이라며 “2028년 이전에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바로 환승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D노선’으로도 불리는 서부권 노선은 서울 강남이 아닌 여의도까지 직결하는 현재 안대로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사전타당성조사를 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동안 역 추가와 관련해 공식 발언을 아끼던 정부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추가 역 신설 계획 등을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표심용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급행철도 노선에 역이 추가되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GTX는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정부가 각 지자체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GTX 노선과 관련해 워낙 관심이 많아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며 “앞으로 분기나 반기별로 진행 상황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