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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내 탓? 정신 나간 XX들” 유튜버 ‘소련여자’ 악플에 일침

입력 | 2022-02-25 08:26:00


유튜브 ‘소련여자’ 영상 갈무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출신 유튜버가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크리스티아 안드레예브나 옵친니코바(크리스)는 지난 24일 유튜브 ‘소련여자’에 러시아 전쟁과 베이징올림픽 도핑 스캔들에 대해 해명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구독자 113만명을 보유한 크리스의 주 콘텐츠는 먹방과 리뷰, 소통 등이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집을 방문한 영상을 올려 러시아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자국의 체제를 옹호하거나 선전하기보다 풍자하는 발언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벌어진 러시아 선수 도핑 논란과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누리꾼들로부터 악플 테러를 당하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입장 표명에 앞서 그는 “본 영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월 18일 촬영됐다”며 “전쟁 발발 이전에 제작된 관계로, 전쟁보다 도핑 논란에 초점이 맞춰진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개시 이후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지속되는 해명 요구 및 침묵에 대한 비난으로 업로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소련여자’ 영상 갈무리

이 영상에서 크리스는 “이게 내 잘못이냐. 이 정신 나간 XX들아”라고 발끈하면서 “러시아 도핑 말리지 못해 최송합니다. 알았으면 내가 최선을 다해 말렸을 텐데”라고 본인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도핑한 선수를 향해 “너 그러지 마!”라고 손가락질하며 훈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한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내’가 ‘러’시아인이니까 ‘남’이 도핑해도 ‘불’똥이 튄다”며 4행시를 짓기도 했다.

또 크리스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No War.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푸틴 관리 안 하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관리하냐”고 맞받아쳤으며, ‘러시아를 옹호하냐’는 물음엔 “저는 옹호 안 하는데요”라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크리스는 “러시아 불매운동 선언하겠다. 킹크랩 먹지 않고, 라다 자동차 사지 않고, 첼시 FC 응원하지 않겠다”면서 “해명했으니 당분간 자숙하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전히 크리스의 유튜브 채널에는 일부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로 돌아가서 우크라이나 침공하는 거나 도와라”, “너희 나라 대통령 좀 말려라”, “기회주의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많은 누리꾼이 “누가 보면 크리스가 전쟁하자고 말한 줄”, “러시아인이라고 욕하는 거 진짜 미개하다”, “악플 대신 사과한다”, “이상한 댓글에 상처받지 말길”, “악플을 오히려 재밌게 담아내는 모습이 멋지다” 등 크리스를 응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