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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소련여자’, 러 도핑·침공 해명 요청에 “내 잘못이냐”

입력 | 2022-02-25 10:02:00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 갈무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출신 유튜버 ‘소련여자’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도핑 파문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자신에게 겨눈 악플러들에게 “이게 내 잘못이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크리스티아 안드레예브나 옵친니코바(이하 크리스)는 24일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과 베이징올림픽 도핑 스캔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입장 표명에 앞서 그는 “본 영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월 18일에 촬영됐다. 침공 이전에 제작된 관계로, 침공보다 도핑 논란에 초점이 맞춰진 점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침공 이후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지속되는 해명 요구와 침묵에 대한 비난으로 업로드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영상에서 크리스는 “러시아 욕은 내 전문인데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느라 (해명이) 늦었다”며 “이게 내 잘못이냐. 이 정신 나간 XX들아”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건 편집해 주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도핑을 말리지 못해 죄송하다. 알았으면 내가 최선을 다해 말렸을 텐데”라면서 본인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도핑한 선수를 향해 “너 그러지 마!”라고 손가락질하며 훈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 누리꾼들이 자신을 ‘내로남불’이라며 비판하자 “‘내’가 ‘로(러)’시아인이니까 ‘남’이 도핑해도 ‘불’똥이 튄다”며 4행시를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도핑은 절대 안 된다. 할 거면 그냥 약쟁이 올림픽 따로 열어서 강화 인간끼리 대결하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 갈무리

크리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노 워(No War).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양손으로 ‘X’ 표시를 해 보였다. ‘푸틴을 관리 안 하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관리하냐”고 맞받아쳤으며, ‘러시아를 옹호하냐’는 물음엔 “옹호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오늘부터 러시아 불매운동을 선언한다. 킹크랩 먹지 않고, 라다 자동차 사지 않고, 첼시 FC 응원하지 않겠다”면서 “해명했으니 자숙 좀 하다 오겠다”고 영상을 마무리했다.

유튜브 구독자 114만 명을 보유한 크리스는 먹방과 리뷰, 소통 등을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다. 러시아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든 적도 있으나 러시아의 정치 체제를 옹호하거나 선전하기보다 오히려 풍자하고 자조 섞인 발언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러시아 피겨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같은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크리스의 유튜브를 찾아 “네가 대표로 책임져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악플을 남겼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