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수한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의힘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25일 “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근에 버려진 대장동 문서 보따리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따리 안 문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성남시장)로부터 직접 결재를 받은 서류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책임자였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민용 기획팀장의 대장동 문서 보따리를 입수해 분석 중에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원 본부장에 따르면 문서 보따리는 지난 13~14일경 안양-성남 간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분 배수구에 버려져 있었다. 이를 익명의 제보자가 발견해 입수한 것이다.
원 본부장은 “검푸른색 천가방 속에 문건이 수십 건 들어 있다”며 “문건 속에서 발견된 정민용 변호사의 명함, 원청징수영수증, 자필 메모 등과 2014~2018년까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보고서, 결재문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결재했던 결재문서 다수와 자필 메모 등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수사 및 재판에 대응해 작성된 문건 또는 자체 회의를 했던 관계 문서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도 했다.
‘공사배당이익 보고서’에 대해선 “이 후보가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는 배당이익 1822억 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이 나온다”며 “성남도시공사는 이 중 임대아파트 12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방안과 임대주택용지를 사지 않고 이를 현금으로 받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이 후보가 ‘현금’을 받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원 본부장은 “임대아파트 사업을 포기하고 ‘시민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1인당 10만 원씩을 뿌리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건 공개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원 본부장은 “검찰 들어갈 자료다. 명확한, 상황과 연결된 부분에 한해서 이재명 후보의 동태를 보면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엄격하게 팩트(체크)와 법적 판단으로 빠져나가거나 반박할 수 없게 분석하겠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문건이 버려진 이유에 대해 “압수수색이 워낙 늦어서 (검찰이) 입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 변호사가) 다급하게 버렸다고 판단한다. 도시개발 공사에서 사직하면서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추측했다.
원 본부장은 검찰을 향해선 “전면 재수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거 인멸한 정 변호사는 아직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보따리 속에는 다른 자료도 많이 들어있다”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문건이) 고속도로 배수로에 버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