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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이틀째 좁혀가는 키예프 포위망…“얼마남지 않았다”

입력 | 2022-02-25 11:26: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외신들은 서방관리들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키예프를 수일내로 포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자신이 러시아 공작원 표적 1호로 지목됐다며 행정부 전복을 우려하고 있다.

◆젤렌스키 “러 공작원, 키예프 이미 진입”…美 “러, 수도 인근까지 진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상 연설을 올려 러시아군 공작원이 이미 키예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군 공작원들이 키예프에 진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우리 정보에 따르면 나를 표적 1호로 지목했다. 내 가족은 2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우크라이나 국가수반을 무너뜨려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파괴하길 원한다”면서 “난 다른 이들과 함께 정부 구역에 남아 중앙 정부에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도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160개 이상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며, 키예프 인근까지 진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에 공수부대가 추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되는 징후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도 러시아의 키예프 포위 가능성을 거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별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 병력이 여러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며 “모든 증거는 러시아가 키예프를 포위하고 위협할 의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광범위한 인권 유린, 어쩌면 그보다 더한 것을 가하려 계획을 세웠다고 믿는다”면서 “러시아 행동은 민주주의,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TV 인터뷰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려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소련 일부였던 이웃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립하고, 소비에트 제국을 재건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을 지시한 24일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북부, 남부 등을 공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 공격으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인 137명이 사망하고, 316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즈미니섬에선 국경수비대 전원이 전사했다.

◆우크라, 국가총동원령 발령…‘통행 금지’ 키예프선 정적 흘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가총동원령을 발령해 징집병과 예비군 소집에 나섰다. 총동원령은 90일간 유지되며, 이 기간 군은 작전에 필요한 병력, 차량, 건물 등을 동원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에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18~60세 남성의 우크라이나 출국을 금지했다.

수도 키예프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려 시민들에게 집 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CNN에 따르면 키예프시 당국이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통행을 금지하면서 이날 키예프 거리와 건물은 암흑에 잠기고 정적이 흘렀다.

시민들은 불을 끄거나 커튼을 쳐 불빛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했다. 비상 대피소로 향하는 지하철역을 제외한 대중교통 운영도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려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키예프 도심은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려는 피난 행렬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중국은 현지에 남아있는 교민의 귀국을 돕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중국인 약 6000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SCE도 이날 성명을 발표해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직원 전부를 철수하겠다며, 철수 인원에는 특수감시임무 요원도 포함됐다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