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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차량 몰린 주유소·도로 ‘주차장’…발 묶인 교민들 “폰 방전땐 끝장”

입력 | 2022-02-25 14:28:00

24일 우크라이나 정보교류 매신저 방에 공유된 현장 영상© 뉴스1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폴란드로 이동 중인 한국 교민이 피난을 떠나기 직전 촬영해 <뉴스1>에 제공한 사진. (독자 제공)© 뉴스1


“너도나도 주유하러 나와서 주유소 앞에서 두 시간째 대기 중입니다. 피난 행렬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25일 우크라이나 정보를 교류하는 한 메신저 채팅방에서 만난 교민은 전날 피난길에 오른 긴박한 순간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5년째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다 현재 폴란드로 대피하는 도중 리비우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뉴스에는 지금 제대로 안 나오겠지만 여기는 완전 패닉상태”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은행도 문을 닫았고 전국 주요 공항이 전부 폭격당했다”며 “배터리를 아껴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피난을 위해 차에 태운 반려묘가 겁에 질린 모습도 사진으로 공유했다. 자동차 뒷좌석과 트렁크에는 옷가지와 대형 생수통을 가득 실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는 “내일(현지 시간 25일) 폴란드 국경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며 “현재 통행 금지가 됐고 무장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팅창에는 일부 교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 약 40명이 모여 현지 상황을 전하는 기사와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폭발음과 공습 사이렌 소리를 배경으로 밤하늘에 포격이 쏟아져 하늘이 불타는 듯 빨갛게 변하는 영상도 공유됐다.

채팅창에는 ‘민간인이 무슨 죄냐’, ‘꼭 살아남으시길 바란다’는 위로가 이어졌다. 일부 참여자 사이에선 ‘푸틴은 21세기 최악의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우리 교민들의 안부를 묻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소식을 전한 교민은 피난 이틀째인 이날 “고생이랄 것은 딱히 없고 개전 초반에 패닉상황이 지나 지금은 사람들이 안정을 많이 찾았다”면서도 “어린아이 울음소리도 마치 공습경보인 것 같아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