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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등교, 옆동네는 원격이나 미정’…제각각 개학 혼란

입력 | 2022-02-25 14:31:00


23일 서울 도봉구 신학초등학교에서 개학을 앞두고 조리종사원 및 보육교사들이 급식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2.2.23/뉴스1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설문 결과에 따라 전체 등교를 근간으로 하고,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반영해 점심 식사를 간편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쉬는시간과 점심시간도 단축해 운영하고자 합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의 A 초등학교는 최근 학부모 설문조사를 거쳐 결정된 새 학기 2주간 수업 운영 방안을 e-알리미를 통해 안내했다. 설문조사 항목은 Δ전체등교 Δ단축수업+원격수업 Δ1,2학년 등교수업+3~6학년 원격수업 등이었다.

서울의 다른 초등학교도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이날 중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등교 형태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학교의 설문조사 문항은 Δ전면등교냐, 원격수업이냐 Δ6교시까지 마친 후 점심식사를 하느냐, 4~5교시 사이에 먹느냐 등이다.

교장 B씨는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63% 정도가 전면등교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렇게 결정이 될 것 같다”면서 “학운위에서 결정되는 대로 최종 등교방식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C 초등학교에서도 Δ전학년 매일 등교 Δ전교 2/3 등교 Δ기타 등의 문항을 두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별도의 설문조사 없이 학교 자체적으로 결정한 경우도 있다. 서울 D 초등학교는 최근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긴급전환한 데 이어 첫 2주도 원격수업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고지했다. 단 개학일에는 교과서 배부와 태블릿 대여 등을 진행하기 위해 등교해야 한다.

이는 모두 교육부가 당초 밝힌 ‘정상등교’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나 학교장 재량으로 새 학기 첫 2주간 원격수업이 가능하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 B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은 어쨌든 ‘확진 3%’나 ‘자가격리 15%’ 이럴 때만 원격을 한다는 공문을 내려왔다”면서 “교육부가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수업을 하라고 해도 우리는 직상급기관의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에 등교 여부와 형태를 정하는 방법이 제각각으로 나오면서 학교 현장은 물론 학부모들과 학생들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보건소 방역팀이 개학을 앞둔 24일 구룡포 초등학교에서 놀이터 등 곳곳에 대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2.2.24/뉴스1

특히 맞벌이 학부모의 경우, 대안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등교 형태가 일찍 고지되지 않아 더욱 우려가 크다는 전언이다.

부담이 크긴 교사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E씨는 “학교의 전면등교 방침이 하루 만에 3분의 2 등교로 번복되는 등 현장의 변동사항이 많다”며 “작년 새 학기 때보다 정해진 게 더 없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일단 개학 이후 각급 학교의 등교 현황을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과 교직원이 등교·출근 전 매일 해야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등교 전 건강상태 자가진단. 뉴스1 DB

교육부가 최근 각급 학교에 학생 및 교직원 대상 자가진단 시스템 개선사항을 안내했는데, ‘코로나19 확진내용’ ‘신속항원검사 실시여부’ ‘신속항원검사 결과’ 등을 입력하도록 하는 문항이 오는 28일부터 추가되기 때문이다.

당장 전국 상당수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기를 시작할 때마다 자가진단 앱은 먹통이 되는 등 오류를 낳은 바 있는데, 여기에 업데이트마저 개학 직전 이뤄지면서 너무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소한 며칠 전부터 가동해서 미리 시험해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자가진단 앱은 시스템을 바꿀 때마다 한 번씩 먹통이 되거나 오류가 났었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한편에선 ‘신속항원검사 결과’ 입력 문항이 사실상 검사를 강제하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