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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수도 함락 눈앞…새벽 미사일 융단폭격 재개

입력 | 2022-02-25 14:26:00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틀 만에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32㎞ 앞까지 접근했다. 미국 정부는 “수시간 안에 키예프 함락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블리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도를 속전속결로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외곽에서 러시아군의 포격 여파로 한 개인 주택의 잔해에서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시설에 미사일 공습을 퍼부었다. 키예프=AP/뉴시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와 반도체 수출통제 등 추가 제재를 단행하며 맞섰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5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재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오전 3시경부터 다시 키예프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다”며 “키에프에 대한 크루즈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러시아 국경지대에 있는 도시 스타로벨리스크의 한 건물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소방당국은 이 공격으로 민간이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출처=우크라이나 소방당국

우크라이나 서부 러시아 국경지대에 있는 도시 스타로벨리스크의 한 건물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소방당국은 이 공격으로 민간이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출처=우크라이나 소방당국

미국과 유럽은 키예프의 함락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 정보당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러시아군이 몇 시간 안에 키예프에 압도적인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전격적인 침공에 들어간 지 9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접근한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포위하고 함락 작전에 들어간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제재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 대형 민간은행인 스베르뱅크·VTB를 비롯해 4개 주요 은행과 자회사의 미국 및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통제 제재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 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러시아 금융기관의 국제결제망(SWIFT) 퇴출 조치는 이번 제재에서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침략자 푸틴은 국제무대에서 왕따(pariah)가 될 것”며 “이제 푸틴과 러시아는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머지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켰다”며 “오늘 우리가 들은 것은 미사일 폭격 소리도, 전투기의 굉음도 아닌 새로운 ‘철의 장막’이 내려져 러시아를 문명세계로부터 차단시키는 소리”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 미군 7000명 파병을 지시하면서 “푸틴이 나토 국가로 침공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며 “내가 확신하는 단 한 가지”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를 침공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핵보유국”이라며 핵 공격을 위협한데 대해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공격에 똑같은 방식으로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