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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유럽, 이젠 푸틴의 국내 정치적 지배력 겨냥해야”

입력 | 2022-02-25 15:15:00


미국과 유럽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지배력을 위험에 빠뜨릴 필요가 있다”고 미국의 보수 성향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WSJ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거대한 오판을 인정해야 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WSJ는 푸틴 대통령의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 서방의 제재는 약했고 에너지 공급 협박에 단박에 인질로 잡혀버렸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키예프 함락과 친러시아 괴뢰 정권 수립을 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우선 과제는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초기 침공 및 러시아군의 점령 시도에 저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 침공 이전에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WSJ는 질타했다.

WSJ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기 방어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러시아의 잔혹함을 고려할 때 서방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치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은 각종 무기, 폭발물, 정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WSJ는 주장했다. 러시아인 사상자가 늘수록 푸틴 대통령의 국내 지지도가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WSJ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약속한 것처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금융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질타했다.

WSJ는 미국이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거나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 위해 미군을 보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푸틴 대통령의 목표가 대러시아를 복원하고, 나토를 파괴하며,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임은 분명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통제를 위험에 빠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더 나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더 큰 의미는 세계 질서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어쩌면 강자가 약자를 이용하고, 권위주의자가 득세하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탈냉전 질서는 국제사회가 세계 질서를 강제할 수 있다는 환상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에 의존해왔다고 규정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이러한 국가 공동체의 환상을 믿고 있지만 지금은 신념과 이익으로 뭉친 굳건한 동맹이 필요한 시기라고 일갈했다.

WSJ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한다면 나토는 동부 전선을 강화하고 유럽은 재무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독촉했다.

일부 미국인들은 러시아에 영향력을 양보하는 것은 유럽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동유럽과 중부 유럽을, 이란이 중동 지역을, 중국이 동아시아를 지배하는 세상은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선을 그었다. WSJ는 특히 러시아, 중국, 이란이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협력할 때 세계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WSJ는 결국 미국은 ‘신냉전’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빠르게 증가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와 미국 대중을 규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