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각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문제의 복잡하고 특수한 경위 등을 이유로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나 유감 표명 대신 “오늘날의 상황은 각종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뭉뚱그려 말했다.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 당국의 ‘러시아 편들기’는 일정 부분 예견돼왔던 것이기도 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침공의 명분 가운데 하나가 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에 대해 중국·러시아 양국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당시 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핵심 이익을 지키는 데서 서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외신들로부턴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맞서 중국이 움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은 대외무역의 16%를 차지하는 ‘제1무역상대국’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미국 측이 경제제재를 가했을 땐 무역에서 미 달러화 사용을 줄이는 대신 중국 위안(元)화 사용을 확대했다. 또 중러 간 베이징 정상회담 당시 중국 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가 연간 1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러시아 가즈프롬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와 규탄이 계속 거세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100%’ 보폭을 맞출 것이라곤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 내에서 ‘러시아 편을 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의 최근 행보는 지금까지 중국이 얘기한 대외정책 원칙에 반한다”며 “이에 대해 (중국도)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는데 미중관계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