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시니어 최고령 우승행진 비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력 다지고, 몸통 전체 간결하게 돌리는 스윙 어깨-엉덩이 등 관절 부담 줄여… 유연성 위해 30분 이상 스트레칭 라운드 뒤 마무리 운동도 필수
챔피언은 나이가 들어가는 법도 다르다.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 치운 베른하르트 랑거(65·독일·사진)가 국내 골퍼들에게 화제다. 랑거는 21일 막을 내린 처브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하며 첫 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50년이 지난 랑거는 이 우승으로 PGA 챔피언스투어 통산 43승을 기록하며 최고령(64세 5개월 23일) 챔피언 기록도 새로 썼다. 2007년 챔피언스투어 데뷔 이후 16년간 매년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챔피언스투어 상금도 유일하게 3000만 달러(3200만 달러)를 넘었다.
만 50세 이상만 참가할 수 있는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2017년 이후 최근 5년간 우승한 선수는 평균 54.3세였다. 2020년과 지난해만 따지면 53.3세로 더 내려간다. 10세나 더 어린 선수들에게도 랑거가 밀리지 않는 비결이 뭘까.
몸에 무리가 덜 가는 부드러운 스윙도 그의 강점이다. 랑거는 허리나 어깨, 엉덩이 등의 관절을 많이 쓰지 않고 몸통 전체를 간결하게 회전해 공을 친다. 어드레스했을 때 클럽 헤드 페이스 각도를 백스윙에서 다운스윙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스퀘어 스윙’으로 몸의 동작을 줄이는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 더 나은 스윙을 찾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무리 없는 스윙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베른하르트 랑거는 근력과 유연성 유지 차원에서 덤벨 플라이(위 사진) 플랭크(아래 사진)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그 덕에 키 174cm인 랑거는 만 64세인 이번 시즌에도 전성기 시절과 같은 몸무게 72kg을 유지하고 있다. PGA투어 유튜브 캡처
유연성을 키우면 무리하지 않고 스윙하는 게 가능하다. 랑거나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 등 시니어 골퍼들의 스윙은 이른바 ‘들어치기’다. 김 위원은 “랑거나 소렌스탐은 ‘디봇’이 거의 남지 않게끔 들어친다”며 “부상 방지를 위해서 노력하다 만들어 낸 결과”라고 말했다.
골프 치는 습관을 바르게 하고 한국의 계절적 상황도 고려해야 즐겁게 오랫동안 골프를 칠 수 있다. 준비운동은 캐디와 함께하는 문화로 자리 잡긴 했지만 이것도 부족하다. 코스에 미리 도착해 몸을 충분하게 풀어줘야 한다.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라운드를 나가거나 그늘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도 조심해야 한다. 음주 골프를 하다 넘어지거나 무리한 스윙으로 다친 사례도 많다.
한희원 JTBC 해설위원은 “날이 추울 때는 근육이 부드럽지 않고 뭉칠 수 있어 고령층은 되도록 추운 날씨는 피하는 게 좋다”며 “선수 출신인 나도 추운 날은 부상 위험 탓에 라운드를 피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