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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키예프 시가전… 푸틴 “우크라 지도부 제거하라”

입력 | 2022-02-26 03:00:00

푸틴, 우크라軍에 ‘정부전복’ 선동
러軍, 우크라 수도 함락 집중공격, “무기 내려놓으면 회담” 항복 요구
美, 반도체 등 수출통제 제재… 바이든 “러, 나토 침공땐 개입”



전쟁 공포에 떠는 키예프 시민들, 지하철역 대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시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지하철 역사 안에 대피해 있다. 많은 시민이 차가운 바닥에 담요를 깔고 쪽잠을 청했고 한 여성은 이마에 손을 얹은 채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5일 이번 침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3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폴란드 등 이웃 나라로 탈출하려는 시민들로 인해 국경지대의 혼잡도 극심하다. 키예프=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하루 만인 2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대대적으로 공격하며 함락을 시도했다. 러시아군 탱크부대는 키예프를 향해 진격했고 미사일 공격 또한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도부터 속전속결로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TV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국가지도부를 제거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인은 무기를 내려놓아라. 지도부가 국민을 인질로 삼고 있다”며 “현 정부는 약물에 중독된 신나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수부대를 투입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비행장을 장악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200대 이상의 헬기가 투입됐고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는 이날 오전 키예프 시내 북부 지역인 오볼론스키에서 소총이 발사되는 소리와 폭발음이 들렸다며 교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CNN 등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키예프에 대한 크루즈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공격이 계속됐으며 러시아군이 민간과 군 모두를 목표물로 겨냥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항복을 요구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날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와 반도체 등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통제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등이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제재의 핵심으로 꼽히는 러시아 금융기관의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조치는 독일 등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반대하면서 빠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 제재에 보복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에 미군 7000명 증파를 지시하며 “푸틴이 나토 국가를 침공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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