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슈퍼골프리그(SGL)가 출범 전부터 삐거덕거리는 모양새다.
SGL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돈을 대고 출범을 예고한 새로운 골프리그다.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골퍼였던 그렉 노먼(호주)이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으로 설립된 투자 회사 대표를 맡아 톱 랭커 영입 등 SGL 창설에 앞장서고 있다.
SGL은 대회당 총상금은 2000만달러(약 239억원)에 우승상금 400만달러(약 48억원) 등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스타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특급 선수들이 SGL 합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디섐보는 SGL 활동의 대가로 1억3500만달러(약 1618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제안 받았다는 소문이 돌며 한때 골프계가 술렁이기도 했다.
아울러 골프 메이저대회 사상 최고령 우승 역사를 쓴 필 미켈슨(미국)은 PGA투어에 대해 ‘탐욕적인 리그’라고 비판을 쏟아내며 공개적으로 SGL 편에 섰다.
PGA 투어의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SGL에 합류하는 선수는 PGA 투어 회원 자격을 잃게 되고 다시는 되찾지 못할 것”이라며 ‘영구제명’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선수들로선 PGA 투어와 SGL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상황이다.
그러자 돈과 명예 사이에서 고민하던 선수들에게서는 ‘부담이 큰 선택’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울러 미켈슨이 PGA 투어를 향한 독설을 뱉은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 비난 여론이 형성되며 SGL의 열기 또한 차갑게 식었다.
이에 더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PGA 잔류를 못 박았고,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 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유명 선수들도 PGA 투어 지지를 선언했다.
PGA 투어도 SGL에 대항하기 위해 팀 대항 대회를 신설해 미국, 아시아, 유럽 지역에서 한 차례씩 개회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내놓으며 변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SGL을 대표하는 노먼은 최근 선수들과 에이전트에게 편지를 발송하며 “SGL에 출전할 권리, 선수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불합리하게 막는 위협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돈 외에 어떠한 명분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 SGL로서는 정식 출범을 위한 동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모양새다.
톱스타를 대거 영입해 화려하게 세계 골프계를 재편하겠다던 SGL의 계획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PGA 투어와 SGL의 대립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