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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오늘 밤이 고비”…러 진격에 서방 지원 총공세

입력 | 2022-02-27 07:40:00

현지시간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내 교전 상황. © 뉴스1 (AF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일째를 맞이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야간 총공세가 예상되면서 서방이 군사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현지시간으로 27일 새벽에 접어드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을 고비로 예상하며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 군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30㎞ 앞까지 진격했으며 러시아 전체 병력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됐다고 미국과 영국 국방부가 추정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에 있어 이날 야간 공세 극복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러 국방부, 모든 부대에 “협상 결렬, 우크라 진격 확대하라”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협상 제안을 거절했다고 주장하면서 26일 자국 병사들에게 공세를 확대하라는 명령을 내렸는 입장을 밝혔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측이 협상 과정을 거부한 후 오늘 전 부대에 모든 방향에서 우크라이나 진격 작전을 개시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같은 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은 어제 협상을 기다리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작전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진격은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본질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오늘 오후 재개됐다”고 알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거부한 사실을 재차 부인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러시아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과 최후통첩 요구를 제시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의 수용할 수 없는 조건과 최후통첩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거부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협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3자 회담을 선제안했고 우크라이나는 회담 장소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제안한 바 있다.

민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종전을 위해 2014년과 2015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중재 하에 양국이 민스크 협정을 체결한 곳이다.

◇ 獨·佛·체코·네덜란드·포르투갈, 우크라에 군사지원 약속

이런 상황 속 서방 측은 우크라이나 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세대 대전 이후 (세계) 질서를 뒤흔든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푸틴의 침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편에 가까이 서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은 독일이 대전차 무기 1000여대, 스팅어 미사일 500여개를 우크라이나 측에 보급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 결정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의 일련의 사건들로 절망감을 느낀 많은 독일인들에게 안도감을 준다”면서 “점점 더 아돌프 히틀러와 동일 선상에 놓여지고 있는 푸틴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계속되는 적대 행위 속 보다 많은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군사 장비를 지원하고 연료를 보낼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국가 및 미국과 공조해 경제·금융 제재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러시아 인사에 대한 금융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체코, 네덜란드, 포르투갈 역시 같은 날 우크라 측에 증원군 파견을 약속했다.

체코는 우크라이나 측에 850만 달러(약 102억원) 규모의 무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기관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권총과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도록 무기 선적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스팅어 미사일 200기를 공급할 예정이라면서 다른 군사 물자도 전달 중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지원군을 파견할 것”이라며 “이는 민주국가의 자유에 대한 전쟁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이라고 밝혔다.

◇ 영국軍, 나토 동부 전선 배치…“영토·주권 위협하는 러 침략 억제”

같은 날 영국 군도 나토의 동부 전선을 강화하기 위해 동유럽에 도착했다고 영국 국방부가 발표했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 해군 함정, 육군, 공군 전투기를 동유럽에 배치했다”면서 “연안경비함인 HMS 트렌트는 멀린 헬기, RAF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지중해 동부에서 나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HMS 다이아몬드 구축함이 영국 남부의 군항 포츠머스에서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또한 탱크와 장갑차가 독일에서 에스토니아로 도착했다면서 앞으로 수천명의 병력과 추가 장비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방부는 키프로스와 영국의 기지에서 타이푼 전투기가 공중급유기와 함께 루마니아와 폴란드 상공 등 나토 영공을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우리 군대는 다시 한번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있다. 나토를 지원하기 위해 배치된 모든 병사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러한 배치는 나토 회원국의 영토와 주권을 위협하는 러시아의 침략을 막는 억지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27일 유엔 안보리 특별 총회 요청…‘러 철군’ 결의안 재추진

미국과 알바니아와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27일로 예정된 이번 긴급 회의에서 안보리 15개 회원국 가운데 9개국만 찬성표를 던지면 결의안이 채택돼 28일 특별 총회에서 상정된다.

앞서 25일 열린 안보리에서 러시아는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 표결에 거부권(비토)을 행사해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중국과 인도는 기권표를 던졌다.

당시 결의안은 미국이 초안을 작성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철군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것을 번복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번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돼 채택될 가능성이 낮았다.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지만, 미국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비토를 던질 수 없는 유엔 총회에서 이 결의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