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이 다수 포함된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내려 민간인과 기간시설을 전시체제로 전환해 러시아의 점령 시도에 총력으로 저항하고 있다.
◆전 대통령부터 신혼부부까지…조국 위한 결사항전
평범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간 자원군들의 저지로 러시아 군대가 당초 예상보다 주도권을 잡지 못 하고 진격의 속도가 더딘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여성들은 집에서 만든 화염병을 만들어 참전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BBC는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 등 도시 곳곳에서 화염병을 만들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교사, 변호사, 주부 등 모두 풀밭에 웅크리고 앉아 병을 채우고 만들었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도시를 지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예프 외곽의 작은 마을 알렉산더에 생긴 검문소는 전문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방어를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산탄총을 들고 있지만 대부분 총기를 배급받지 못했다. 이들은 망치나 칼을 들고서라도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결혼식을 앞당기고 식을 올리자마자 동반 입대한 우크라이나 신혼부부도 있다. 이들은 오는 6월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습하자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고 참전하기로 했다.
미국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피신방안 등을 준비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대국민연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여기(우크라이나)에 있다. 우리의 독립과 국가를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며 “나는 탄약이 필요하지 대피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위군들과 함께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포로셴토 전 대통령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 도중 소총을 들어보이며 “필요하다면 도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며 결의를 다졌다.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영원히”라고 답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병사와 미사일, 핵무기를 갖고 있든 상관 없다. 그는 결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국수호 의지를 다졌다.
프로그래머인 올렉산드로 호르부노프 씨는 “헌혈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며 “나는 우리 군인들을 믿는다. 그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세계 군사력 2위 러시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27일(현지시간) CNN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비교하며 “다윗과 거인 골리앗의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군사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군사비로 2021년 47억달러를 지출했다. 반면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458억달러)는 458억달러로 우크라이나의 10배 규모를 방위비로 사용했다.
병력 역시 러시아가 3배가량 우세하다. 러시아는 현역 90만 명, 예비군 2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19만6000명과 90만명의 예비군이 있다.
지상군에서는 러시아가 28만명으로 우크라이나 12만5600명에 비해 2배 이상 우세하다. 공군력은 우크라이나 공군 3만5000명에 비해 약 5배 이상 강력하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와 국경에 50%이상의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1만5857대 이상의 장갑 전투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3309대로 조사됐다. 러시아가 보유한 전투기는 1391대며 우크라이나는 128대다. 헬리콥터도 러시아는 821대, 우크라이나는 55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49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잠수함은 전무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예프가 곧 함락될 것이라던 서방의 우려와 달리 강력한 저항으로 러시아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은“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순수한 전투 의지가 우크라이나 군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총공세를 펼쳤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