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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전신마비 환자 행세…보험금 2억원 타낸 모녀 실형

입력 | 2022-02-27 17:30:00

뉴스1


10년간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고모 씨(70)는 2007년경 딸 정모 씨(41)가 교통사고를 겪게 되자 사기행각을 시작했다. 정 씨가 탄 지인의 차량이 앞 차량의 뒷부분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상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사지마비가 된 것처럼 꾸며 보험사를 속이기로 한 것이다.

먼저 고 씨는 2011년 딸에게 의사 앞에서 사지마비가 된 것처럼 연기해 진단서를 받게 했다. 가짜 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한 모녀는 같은해 1급 후유장애에 따른 사망보험금 등 명목으로 총 3개의 보험사로부터 2억1674만 원을 받아 챙겼다.

고 씨는 ‘완전 범죄’를 위해 2014년부터 3년간 딸에게 입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사지마비를 연기한 정 씨는 혼자 몰래 목욕을 하거나 침대에 걸터앉은 모습이 간호사들에게 적발돼 병원을 옮기기도 했다. 또 2017년 남자친구와 휠체어 없이 부산 여행을 다녀오는 등 일상생활을 즐겼고 자택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발을 높이 들어 버튼을 누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고소영 판사는 최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씨와 정 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회사에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인상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눈치챈 간호사에게 뒷돈을 주려 한 정 씨의 전 남자친구(38)에게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