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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출신 모델, MBC ‘우크라 비하’ 영상에 “언론사가 할 짓인가”

입력 | 2022-02-27 20:39:00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올레나 시도르추크 인스타그램


MBC가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가 비난이 이어지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MBC는 26일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위기의 리더십’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에서 대통령이 된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올레나 시도르추크(사진)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엠빅뉴스 동영상을 거론하며 “한국 뉴스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영상 만드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며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팩트만 이야기하는 게 언론사가 할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 (젤렌스키 대통령이 취임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나. 젤렌스키를 지지하고 투표한 우크라이나 국민 72%가 바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 유튜브도 아닌 언론 매체의 이러한 행위는 언론이라는 탈을 씌운 가짜뉴스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 노동조합(3노조)은 27일 성명을 내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망명 제안을 거절하고 수도에 남아 싸우고 있다. MBC가 우크라이나의 항쟁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감했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문제의 동영상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3노조는 “MBC는 우크라이나 항쟁에 찬물을 끼얹는 조롱 동영상을 내린 것으로 책임을 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제작 경위를 올려 사과하고 담당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