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환경부 장관
3월 3일은 두 번째로 맞이하는 국립공원의 날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국민 모두 국립공원에 관심을 두고 그 가치를 돌아보고자 2020년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국립공원의 날을 맞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국립공원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내가 찾은 답은 ‘국립공원은 쉼표’라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무분별한 산림 벌채로 인한 훼손을 막으려는 전남 구례군민의 목소리에서 출발했다. 1967년 지리산을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후 현재 22곳이 운영 중이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4%에 불과하지만, 국내 생물종의 43%(2만3000여 종), 멸종위기종의 3분의 2(176종)가 사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인간과 동식물의 쉼터인 국립공원의 역할 중 최근 주목받는 기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탄소흡수원, 즉 쉼터로서의 국립공원이다. 2021년 육상과 해안 국립공원의 탄소 저장량이 같은 면적의 토지에 비해 약 2배 많은 것으로 평가되는 등 국립공원은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먼저 국립공원의 상생과 휴식 기능을 높여 국립공원이 국민의 행복쉼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올해 수립할 향후 10년의 자연공원 기본계획에는 국립공원 저지대와 지역사회의 생태·관광 자원 등을 연계해 저지대를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보전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국립공원의 저지대에서도 산 정상부에서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 경관을 3차원 가상현실로 제공하는 ‘디지털 공원’을 운영하겠다. 국립공원에 직접 가지 않고 집에서 랜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비대면 탐방 프로그램도 활성화하고자 한다.
또 지난해 무등산, 소백산 등 4곳에서 운영된 국립공원 특산물 비대면 판매 시스템을 지역별로 확대해 지역주민의 소득 창출에 기여하겠다. 무장애 탐방로, 야영지 등 다양한 탐방과 체류 기반 시설을 늘리겠다. 생태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국민들이 생태계 서비스를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립공원의 탄소흡수 능력을 강화해 지구의 탄소쉼터가 되도록 하고자 한다. 국립공원 내 저지대에 있는 사유지를 적극 매수해 나가고,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훼손된 농경지, 갯벌 등을 복원해 탄소흡수원을 확대하고자 한다. 기후변화 취약지역인 아고산대의 연구 거점을 확대해 취약 원인을 규명하고 고지대를 엄격하게 보전해 나가고자 한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