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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 국가 연구기관과 연계해 ‘세계적 수준의 과학 인재 양성’

입력 | 2022-02-28 03:00:00

2003년 설립 후 석·박사 학생들…국내 32개 캠퍼스서 연구 교육
2022학년도 전반기 박사 졸업생
나노신소재-인공장기 관련 기술 등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해 성과



24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화제의 졸업생들. 왼쪽부터 정광보, 정혜령, 아미르 이크발, 배정수 씨. UST 제공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1저자 논문 게재, 세계 최초의 인공장기 체외 성숙화 기술 개발, 해양 오염원 분석 신기술 개발….

24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2022학년도 전반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졸업생들의 빛나는 성과들이다. 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국가연구기관과 대학, 대기업 연구소 등에서 전문 연구자로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이날 졸업생은 박사 104명, 석사 48명 등 모두 152명이었다.

U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캠퍼스에서 나노-정보융합을 전공한 파키스탄 출신의 아미르 이크발 씨는 재학 중 새로운 나노 소재(Ti3CN)를 개발해 세계 3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에 1저자로 논문을 실었다.

UST는 국가연구기관과 연계해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미국의 켈로그스쿨과 독일의 막스플랑크 국제연구학교, 이스라엘의 파인버그스쿨, 일본의 총합연구대학원대학 등을 모델로 2003년 설립됐다. 석·박사 학생들이 국내 32개 국가연구기관(캠퍼스)에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교육을 받는다.

이크발 씨가 개발한 나노 소재로 이전보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전자파 간섭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부품 제작이 가능하게 됐다. 그는 27일 “Ti3CN은 점차 고도화·집적화되는 각종 전자기기 제작에 핵심적인 소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크발 씨는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등 최상위 국제 학술지 13편에도 논문을 실었다. 13편 가운데 9편의 1저자일 만큼 연구는 주도적이었다.

U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캠퍼스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한 정광보 씨는 세계 최초로 ‘인공장기의 체외 성숙화 기술’을 개발했다. 생리적·기능적으로 실제 성인의 소장과 유사한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

정 씨는 “인공장기의 정확한 약물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체와 유사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기존의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한계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1저자인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UST-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캠퍼스에서 해양과학을 전공한 정혜령 씨는 해양 오염 분석 신기술을 개발해 환경과학 수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정 씨는 “기존의 해양오염 분석 도구인 금속 안정동위원소는 구리, 아연, 납 등 금속별로 다른 시료를 필요로 한다”며 “새 분석 방법은 다양한 시료에 일괄적으로 적용 가능해 바다로 흘러드는 금속 오염원을 손쉽게 찾아낸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논문을 ‘지오스탠더드 앤드 지오애널리티컬 리서치’에 1저자로 게재했다.

UST 학생들의 이런 연구 성과의 비결은 뭘까. 학교 측은 학생들의 창의적 열정이 학교의 독특한 연구 환경 및 교육 체계와 만난 결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연구기관의 주요 연구과제에 참여해 아이디어 제안부터 실험 진행, 논문 작성에 이르는 프로젝트 전 과정을 주도할 기회를 부여받는다. 이크발 씨는 “UST 학생은 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대학에서 엄두 내기 힘든 세계적 수준의 연구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고 강조했다.

나이와 경력 차이가 크지 않은 지도교수와 원활히 소통하고 집중적 지도를 받는 환경도 장점이다. 펄스파워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UST-한국전기연구원(KERI) 캠퍼스의 배정수 씨(에너지변환공학) 지도교수 장성록 박사는 배 씨의 UST 9년 선배다.

박사 학위를 7학기 만에 조기 취득하고 KERI 선임연구원이 된 장 교수는 “배 씨는 제자이면서 연구 파트너로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령 씨는 “지도교수와 자유롭게 논의하고 빠르고 수준 높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연구의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김이환 UST 총장은 “UST는 국가연구기관을 기반으로 우수한 교수진과 고유의 연구 중심 학위과정을 통해 학생을 국제적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시키는 무대”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경쟁력 있고 우수한 연구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도록 입학부터 졸업까지 교육 시스템 전 과정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