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간 평화회담 열려 美-유럽 ‘러 국제금융망 퇴출’ 결정 러,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
탱크에 맞선 우크라이나 시민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고프주 바흐마치에서 한 남성(원 안)이 맨몸으로 러시아 탱크의 전진을 막고 있다. 탱크에 매달려 막던 남성은 땅으로 떨어지자 탱크 앞에서 양팔을 벌린 채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탱크를 향해 자전거를 던지며 “제발 탱크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고 미국 CNN이 26일(현지 시간) 전했다. 러시아군은 27일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결사적으로 저항해 진격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트위터 캡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파병하지 않고 전력면에서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소총을 들고 화염병을 제조하며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 저지에 나섰다. 예비군에 합류하기 위해 남녀노소 수천 명이 주요 징집소에 줄을 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시민이 다수 포함된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주춤해졌다고 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26일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을 결정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 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 또 돌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핵 냉전에 돌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