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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대 가집 ‘청구영언’ 보물 된다

입력 | 2022-02-28 10:12:00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집 ‘청구영언’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집인 ‘청구영언’과 사자모습을 본 뜬 고려 시대 상형청자, 조선 시대 전적 및 불교조각 등 총 5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아울러 1993년 국보 지정된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중 추가로 발견된 조선 시대 전적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추가 지정 예고했다.

국보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에 추가로 지정 예고된 전적은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와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변상도’ 2건이다. 조선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두 작품 모두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복장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는 기 지정된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2·3·5와 서지적 형태가 동일하고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변상도’ 역시 기지정된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2-변상도’와 형태적으로 동일해 같은 시기에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두 건 모두 복장유물로서 일괄로 납입되었을 정황이 분명하므로 추가로 지정해 복장유물의 완전성을 높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물 지정 예고된 ‘청구영언’은 조선 후기까지 구비 전승된 총 580수의 노랫말을 수록한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으로, ‘해동가요’, ‘가곡원류’와 더불어 조선 3대 가집으로 불린다.

‘청구영언’은 조선인들이 선호했던 곡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틀을 짜고, 작가가 분명한 작품을 작가별로, 작자미상의 작품은 주제별로 분류한 체계적인 구성을 갖췄다. 작가는 신분에 따라 구분해 시대순으로 수록해 전승내역을 최대한 밝히고 있다. 이같은 ‘청구영언’의 체제는 이후 가곡집 편찬의 기준이 돼 약 200종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간됐을 정도로 후대에 끼친 영향이 크다.

‘청구영언’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이자 2010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가곡의 원천이 된 자료다. 내용의 중요성 뿐 아니라 조선 후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사용한 언어와 유려한 한글서체 등 국어국문학사·음악사·한글서예사·무형유산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가 크므로 보물로 지정해 가치를 더욱 알릴 필요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판단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사자의 모습을 한 뚜껑과 네 굽이 달린 받침으로 구성된 고려 시대 향로다. 2007~2008년 충청남도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선박인 ‘태안선’을 조사하던 중 출수된 도자기다. 이 청자 향로는 둥근 몸체에 사자형 장식을 단 뚜껑이 묶음을 이루고 있다. 향로 뚜껑의 사자는 앞다리를 세우고 웅크리고 앉아 있으며 다리 사이에는 보주(장식구슬)를 끼고 있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조선 15세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전라남도 영암 도갑사에 봉안됐으나, 1938년 6월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이안(옮겨옴)된 상징적인 불상이다. 불상 이안은 일제강점기 왜색불교를 배척하고 조선불교의 자주성과 정통성 확보를 열망한 당시 불교계의 염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한국불교사와 불교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가 크다.

‘달마대사관심론’은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대사가 설법한 교리를 정리한 불경이다. 지정예고 대상은 1335년(고려 충숙왕 복위 4) 경주 계림부에서 개찬된 목판에서 인출된 1책의 목판본이다. 이 책은 현재 전하는 동일자료 중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는 조선 초기 인출본으로, 마지막 장에 간행기, 판각에 참여한 각수, 간행에 관여한 경주부(조선 시대 경주를 이르는 말) 인물 등이 기록돼 있어 강행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서지학 뿐 아니라, 역사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
‘춘추경좌씨전구해 권1~9, 20~29, 40~70’은 춘추시대 역사서인 ‘춘추’의 주석서다. 지정 예고 대상은 1431년(세종 13) 경상도 청도에서 원판을 번각한 책이며, 지금까지 완질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소장기관마다 2책 내외의 적은 분량이 남아 있는 것에 비해, 지정 예고 대상 자료는 50권 5책으로 현존 수량이 가장 많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인괘와 보존상태 역시 양호해 앞으로 관련 분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재청은 ‘청구영언’ 등 7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