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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매매 8년반만에 최저…전체 거래도 10만건 이하로 뚝

입력 | 2022-02-28 12:55:00

동아DB


새해 첫 달 주택 팔고 사는 매매건수가 8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매매와 증여, 분양권 전매, 건설업체로부터 입주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사례까지 포함한 전체 주택거래도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10만 건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정부의 대출 기준 강화 등 지속적인 정부 규제에 금리인상, 대선 결과로 달라질 시장 환경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눈치보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런 거래감소가 장기화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감소와 공인중개업소의 경영난 등 관련 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1월 주택거래동향을 28일(오늘) 공개했다. 국토부는 매매건수를 분석한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부동산원은 매매를 포함한 전체 주택거래 상황을 누리집 부동산통계 R-one(https://www.reb.or.kr/r-one/main.do)에 올려놓았다.




● 주택매매 8년 6개월만에 최저…전체 주택거래도 10만 건 이하로 급감



국토부와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4만17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679건) 대비 54.0%로 급감했다. 또 전달(5만3774건)과 비교해도 22.4% 줄어들었다. 기간을 넓혀보면 2013년 7월(3만9608건)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매매거래량에다 증여, 교환, 분양권 전매, 아파트 입주에 따른 건설사에서 입주자로의 명의변경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에 8만7825건으로 전달(10만1766건)보다 13.6%, 작년 동월(14만7062건) 대비 40.3%가 각각 감소했다.


전체 주택거래건수가 10만 건 밑으로 떨어진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 2016년 2월(9만7551건)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전체 주택건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주택 매매거래의 급감에 있다. 현 정부에서 전체 주택거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20년 7월로 22만3118건이었다. 지난달보다 2.5배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주택매매거래는 14만1419건으로, 지난달보다 3.4배 더 많았다. 매매거래 감소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음을 시사한다.




●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 눈치보기 등이 복합 작용



이처럼 주택매매거래가 크게 줄어든 데에는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와 금리 인상,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시장환경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눈치보기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 ‘주택거래와 취득세 세입 영향 점검’을 통해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상 및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즉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데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 거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관련 규제와 세제 부담 완화를 약속하면서 시장 환경이 바뀔 것을 기대한 실수요자들이 거래를 멈추고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완화 등이 거론되면서 팔려는 사람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고, 살려는 사람도 대출 규제나 부동산 거래에 따른 세 부담 완화를 기대하면서 매매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모두 끝난 올 하반기 이후부터 거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방세수 감소와 중개업소 경영난 등 부작용 우려도



이런 주택거래 급감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거래량 급감이 지자체 세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기준으로 취득세가 지방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취득세 세수는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2020년과 지난해에 크게 늘었다.


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22조7000억 원 수준에 머물던 취득세 수입은 2020년 29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30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0조 원 수준의 취득세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주택매매거래량 감소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취득세 수입을 추정했다.


하지만 지방세연구원은 현재처럼 주택거래량이 감소한다면 취득세 수입은 25조~28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수준의 감소가 3월까지 지속된다면 28조 원 정도로 줄겠지만, 6월까지 계속된다면 25조 원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호황이 이어지면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부동산공인중개업소의 경영난도 우려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773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11만1016명) 대비 6개월 새 6722명이 증가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