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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 신성은 부대표, “고객과 함께 블루칩 아트 시장에 다가섭니다”

입력 | 2022-02-28 16:45:00


‘블루칩(Blue Chip)’. 주식시장에서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경기변동에 강한 대형우량주를 뜻하는 단어로, 수익성과 성장성, 안정성을 갖춘 우량주를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주식용어였던 블루칩은 다양한 영역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연예인은 ‘예능 블루칩’, 광고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신인 배우는 ‘광고 블루칩’ 등으로 불리듯, 블루칩은 높은 성장성을 기대되는 ‘가치’에 비유된다.

미술시장에도 블루칩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피카소나 앤디 워홀의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가격과 인지도, 미술사적 의미를 모두 인정받는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 100년 전, 1만 원이었던 작품이 10만 원, 100만 원에 거래된다. 이러한 미술품 투자는 과거 오래 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투자 방법 중 하나로, 현재에 이르러 ‘아트테크(Art-Tech, 예술과 재테크를 합친 단어)’라는 말로 불린다.

테사는 이러한 아트테크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자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가의 미술 작품의 소유권을 여러 명이 나눠 투자해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십, 수백 명이 하나의 작품을 분할 소유하기 때문에 억대가 넘는 작품을 소액(최소 1,000원)으로 투자해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분할 소유한 ‘디지털 분할 소유권’은, 개인간 P2P 거래 시스템을 갖춘 테사 앱을 통해 분할 소유한 권리를 재거래하거나 양도할 수 있다. 고가의 미술품을 사용자들이 퍼즐처럼 조각해 분할 소유하고, 실제 작품을 관리하는 테사가 제공하는 디지털 갤러리 안에서 자유롭게 분할 소유권을 거래하는 셈이다.

이에 IT동아가 테사를 공동설립한 신성은 부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신 부대표는 테사에서 R&A(Research&Acquisition)팀 총괄로 좋은 작품(블루칩 아트)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테사 신성은 부대표, 출처: IT동아


블루칩 아트 시장을 아시나요?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개인적으로 테사는 낯설지 않은 게, 설립 초기부터 참 많이 만난 것 같다(웃음). 그런데, 신 부대표님과는 첫 만남이다. 먼저 테사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신 부대표: 하하. 테사의 R&A팀을 담당하고 있다. 쉽게 말해 미술작품을 찾고, 매입하는 일이다. 테사가 운영하는 아트테크 플랫폼의 첫 단계,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작업이다. 고객에게 미술작품의 소유권을 분할 판매하려면, 일단 작품부터 있어야 할 것 아닌가(웃음). 이를 담당하고 있다.

IT동아: 아.. 맞다. 일단 작품이 있어야 분할 판매를 하든, 수익을 기대하든 할 테다. 테사 비즈니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 부대표: 중요하다. 가장 집중해야 하고, 치열하게 분석해야 하는 영역이다. 테사가 구매한 작품은 고객에게 투자로 이어진다. 테사와 고객의 수익에 맞물려 있기에 절대로 허투루 다룰 수 없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매우 깊은 분석을 통해 접근한다. 기본적으로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Christie’s), 필립스(Phillips)와 같은 주요 경매 기록을 바탕으로, 국내 경매 기록도 모니터링한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경매 기록부터 파헤친다. 유찰률(경매 무효 처리 비율), 거래량, 거래 금액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테사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뱅크시의 ‘Love Rat’ 작품 정보들, 출처: IT동아


데이터를 쫓는 이유는, 테사는 통상의 컬렉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품 수집(Collecting)만을 위한 매입을, 하지 않는다. 수집은 물론이고, 추후 매각할 때의 상승할 가치를 고려해 작품을 선정한다. 최소 연 15% 성장을 예측한 작품을 골라 매입한다. 이는 곧 테사의 성적표이자 고객의 수익이다.

작품을 매입할 때, 고객에게 분할 판매를 시작할 때… 항상 고민한다. ‘이 작품의 적합한 가격이 맞을까?’, ‘1년 뒤나 2년 뒤, 3년 뒤에 테사와 고객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가치 성장할 수 있을까?’ 라고.

IT동아: 마치 테사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있는 느낌인데.

신 부대표: 직접 수집하고 관리하는 아티스트 리스트가 있다. 테사가 분석한 ‘블루칩 아티스트 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작가 랭킹 200위 이내 포함되어 있는지, 해외 경매 이력, 연간 경매 거래 횟수,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등 다양한 데이터를 충족하는 작가 리스트다.

이렇게 리스트업한 아티스트의 작품 중 매입할 작품을 찾는다. 그리고 매입을 결정한 순간, 최소 3개월을 준비한다. 해당 작품을 얼마에 매입할지, 언제 경매에 나오는지, 또는 갤러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지 등을 따진다. 그렇게 한걸음씩 다가간다.

블루칩 아트 작품 구매부터 매각까지 진행하는 단계, 출처: 테사


IT동아: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신 부대표: 모든 고민 끝의 결론은 ‘고객 만족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일까?’다. 만족은 예술적 가치, 그리고 수익적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전세계에 한점밖에 없는, 유물에 가까운 작품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걸 우리 테사가 과연 매입할 수 있을까? 행여나 매입했더라도, 테사와 우리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까? 어렵다. 그래서 경매 기록을 분석한다.

마치 주식 시장과 같다. 이미 안정적으로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주식이라고 가정하자. 기업 가치는 부정할 수 없지만, 과연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폭발적인, 엄청난 가치 상승은 어렵다. 테사가 찾는 것은 ‘블루칩 라이징 아티스트’다. 그래서 데이터에 몰입한다. 경매 시장에서 자주 거래되고 꾸준한 가치 상승을 기록한 아티스트를 찾는다.

아티스트가 어느 갤러리 소속인지, 어떤 전시를 거쳤는지, 경매에는 얼마나 자주 등장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미술 시장에서 얼마나 언급되었고, 아티스트의 작품 중 유명한 컬렉터가 매입한 작품은 없는지… 정말 많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한다.

테사 신성은 부대표, 출처: IT동아


고객과 함께 항해하는 블루칩 아트 시장

IT동아: 듣고 보니 궁금하다. 테사도 결국 작품을 매입하는건데, 매번 작가로부터 바로 매입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신 부대표: 맞다(웃음). 사실 작가로부터 바로 작품을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블루칩 아트 시장은 컬렉터로부터 시작한 시장이자, 산업이다. 유명 컬렉터가 선택한 작가의 작품일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때문에 컬렉터로부터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컬렉터와의 네트워크를 친밀하게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경매 참여와 갤러리를 통해 매입하는 작품도 있고.

IT동아: 새삼 테사가 우선하는 것이 궁금하다.

신 부대표: 일반 대중들이 블루칩 아트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재테크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블루칩 아트 시장은 일반적인 부동산, 주식과는 결이 다르다. 부동산과 주식은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칙이 통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블루칩 아트 시장은 컬렉터라고 불리는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영역이다. 여기서 차이점이 발생한다.

부동산과 주식은 가치가 상승할 때가 있고, 하락할 때가 있다. 하지만, 블루칩 아트 시장의 컬렉터들은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작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때문에 가치 하락이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IT동아: 테사가 거둔 성과, 성적표를 공개할 수 있나.

신 부대표: 지난 2020년 4월 테사 앱을 선보인 뒤, 앤디 워홀, 뱅크시, 마르크 샤갈 등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분할 판매했다. 2021년 7월애는 롯데멤버스와 제휴해 엘포인트(L.Point) 앱에서 멤버십 포인트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고객이 보다 쉽게 블루칩 아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했다.

지난 2021년 11월 매각한 두 작품의 수익률, 출처: 테사


테사가 거둔 성과를 되돌아보며, 작년말 인포그래픽도 공개했다. 지금은 그 당시보다도 더 성장했다. 2021년 12월 기준 4만 4,000명을 달성했던 회원 수는, 2022년 2월 기준 7만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앱 런칭 초기(2020년 4월 기준 1,392명) 대비 약 5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2년 2월 기준, 테사 회원 연령대는 30대(27%)가 가장 많고, 40대(22%)와 20대(14%)가 그 뒤를 잇는다. 서비스 초기에는 MZ세대에 속하는 2030 세대가 회원 중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2030 세대(41%)에 이어 구매력을 갖춘 4050 세대(32%)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트테크를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하는 세대가 점차 다양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테사 앱을 통해 분할 판매 중인 리우 예 아티스트의 작품 ‘Angel’을 손보고 있는 신성은 부대표, 출처: 테사


지난 2021년에는 카우스의 ‘What Party’를 시작으로 앤디 워홀의 ‘Dollar Sign’, 뱅크시의 ‘Love Rat’까지 총 27건의 작품을 분할 판매했다. 그리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Pictured Gathering with Mirror’와 ‘Focus Moving’, 야요이 쿠사마의 ‘Pumpkin A.P’ 등을 포함해 총 76건의 작품을 매각해 해당 수익금을 고객들에게 배분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투자 유치한 누적 자금은 약 60억 원을 달성했다.

IT동아: 대화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테사와 테사의 고객이지만, 사실 한 배를 탄 선원 같다는 느낌이다.

신 부대표: 맞다. 고객과 함께 블루칩 아트 시장을 항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테사다. 테사 고객이 늘어날수록 매입할 수 있는 작품이 다양해진다. 고가의 작품도 매입할 수 있고. 처음 테사 앱을 출시한 뒤 작품 판매 속도는 점차 빨라져, 뱅크시의 ‘Love Rat’의 경우, 판매 개시 1분 만에 총 7,700만 원의 분할 소유권이 완판되기도 했다. 2021년 1월에 판매한 카우스의 작품은 하루 만에 1억 4,000만 원의 분할 소유권이 완판되기도 했었고.

카우스 이전의 작품은 완판 속도가 2개월, 3개월 가량 걸렸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렇게 작품 판매에 속도가 붙으면서 판매하는 작품의 가격도 점차 상승했다. 27억 5,000만 원의 마르크 샤갈의 ‘La mariee or Les amoureux aux fleurs’도 결국 완판했다. 즉, 참여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테사가 선택하는 작품의 폭이 커지고, 이를 통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출처: 테사


작가의, 작품의 스토리를 전해 드립니다

IT동아: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신 부대표: 테사는 블루칩 아트 시장과 고객을 연결하는 중간 매개체다.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렇게 집중한 것이 ‘콘텐츠’다. 작가, 작품에 대한 스토리를 콘텐츠로 많이 전달하는 편이다.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등을 마치 갤러리의 도슨트(docent)처럼 제공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고객이 재테크에 관심 있어 우리 테사를 통해 블루칩 시장에 입문했더라도, 투자한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주식시장의 증권사들은 고객이 투자한 회사를 분석하며 리포트를 제공하지 않나. 주식의 전망에 대해서 언급하며. 하지만, 고객이 투자한 회사의 스토리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테사가 제공하는 블루칩 아트 시장은 이게 가능하다. 미술, 아트다. 작가와 작품에는 스토리가 담겨 있지 않나. 이성과 감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투자, 테사가 지향하는 바가 여기에 있다.

테사 고객이 언젠가는 다같이 컬렉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웃음).

테사 신성은 부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데.

신 부대표: 해외 진출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첫 번째 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다. 블루칩 아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지역이고, 실제 거래도 매우 활발해서 시장에 참여하는 자본도 상당하다. 이어서 일본과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두바이)를 목표로 하고 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 부대표: 블루칩 아트 시장은 없던 시장이 아니다. 다만, 닫혀 있었을 뿐이다. 몇몇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었던, 고가의 미술 작품을 구매해 몇 년간 보관하고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던 소수의 사람들만 참여하는 컬렉터 시장이자 산업이었다.

테사는 이 시장을 열고자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우리 테사 고객들과 함께하며 기둥을 만들었고, 이제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을 달았다.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우리 테사와 함께 블루칩 아트 시장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테사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