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광주 문화에 대한 깊은 탐구를 바탕으로 작가만의 진정한 재해석이 더해질 예정입니다.”
서울 중구에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53·사진)은 내년에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광주정신’을 주제로 하지만, 다양한 세대와 국적을 가진 작가들이 개인적인 사상적 뿌리와 배경을 기반으로 광주를 바라보면서 무엇이 유사하고 다른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창설된 뒤 수차례 ‘광주정신’을 주제로 열렸다. 이 감독은 “팬데믹과 인종 갈등, 기후위기, 원주민 주권운동 등을 ‘하나의 엉킴’으로 해석하고 특별한 시각으로 풀어가고 싶다”며 “예를 들어 마야족 후예인 MZ세대 멕시코 작가가 억압과 저항, 정의를 통해 새롭게 광주정신을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억압과 저항 같은 ‘공동체로서의 경험’은 모든 나라와 지역에 있다. ‘국제 대 한국’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서로 간의 유사성을 광주비엔날레에서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내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간 열린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