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은 역사의 전환점”… 2차대전 패전 후 고수한 정책 폐기 “전쟁광 푸틴, 대가 느끼게 될 것”… 국방예산도 GDP 2% 넘게 증액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7일 베를린 의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지속된 독일 외교정책 원칙을 바꿔놨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독일은 그동안 자국 무기를 세계 분쟁 지역에 지원하거나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 특별 연설에서 “어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킬 수 있도록 독일 무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은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숄츠 총리는 “핵심 문제는 푸틴 같은 전쟁광(warmongers)의 한계를 명확히 해줄 힘을 우리가 끌어낼 수 있느냐다”라며 “러시아 지도자들은 조만간 그들이 치러야 할 큰 대가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26일 대(對)전차 미사일 1000여 기와 지대공 스팅어미사일 500여 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던 지난달 중순만 해도 군용 헬멧 5000개 말고는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아 미국 등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독일로서는 큰 변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동안 군사력 대신 대화와 무역을 우선시하던 독일 외교정책 전통의 역사적(historic)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