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샤오미-ZTE 대형 전시장, 동영상 손떨림방지 기술 등 선보여 스마트폰 유럽시장 공략도 가속 한종희 삼성 부회장도 예의주시 “메타버스 플랫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의 7개 메인 홀 중 한가운데 위치한 ‘홀3’.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퀄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만만찮았다. 중국 회사들이 새로 공개한 자사 스마트폰을 부스 전면에 내세워 ‘신작 공세’를 펴는 바람에 중국 스마트 디바이스 경연장처럼 보였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대거 불참했던 중국 기업들이 유럽을 정조준한 것이다.
中 제품 둘러보는 관람객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의 중국 ‘오포’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홀3 이외에도 화웨이는 ‘홀1’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방대한 부스를 스마트 디바이스, 5G 이동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솔루션 등으로 채웠고 검색 기능을 탑재한 증강현실(AR) 안경도 선보였다.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도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매직4’ 제품군과 세계 최초의 체온 측정 무선이어폰 ‘이어버즈3 프로’를 발표했다.
VR기술로 메타버스 체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중국 제조사들이 MWC에서 신제품 파상 공세를 펴는 것은 공격적인 유럽 시장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은 현재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잃으며 전반적인 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본토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유럽에서 점유율을 회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 2위를 삼성(32%)과 애플(26%)이 차지한 가운데 중국의 샤오미(20%), 오포(8%), 리얼미(2%), 비보(1%) 등이 나란히 3∼6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에서의 선전으로 지난해 6월에는 유럽 시장에서 최초로 월별 점유율 1위로 도약했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MWC 2022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하드웨어 발표는 한국, 미국 유럽이 아니라 오포, 아너 TCL과 같은 중국 브랜드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며 “MWC 2022를 둘러싼 뉴스는 확실하게 중국 테크 브랜드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