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어젯밤 9시 20만여명… 하루새 7만↑
휴일에도 검사소 긴 줄… 역대 최다 확진 쏟아져 1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된 첫날인 이날 오후 8시까지 18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역대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중단한 첫날인 1일 역대 가장 많은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각 시도 집계에 따르면 1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일 0시 기준 확진자(13만8993명) 대비 7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기존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3일 17만1451명을 넘은 것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하루 20만 명 선을 넘었다. 2일 오전 발표되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최종 22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규모가 9일에야 23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1일 이미 이 수치에 근접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엔 없는 ‘코로나 중환자’ 한달새 5.7배로… 의료 과부하 빨간불
최다 확진 속 ‘숨은 중환자’도 폭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2일 22만 명 안팎으로 역대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중환자가 늘고 있다. 한 달 만에 6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위중증이더라도 기계장치 없이 스스로 숨을 쉬면 ‘코로나19 중환자’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 폭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심뇌혈관 환자 등 비(非)호흡기 중환자 감염까지 증가할 경우 의료 인력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공식 집계 안 하는 중환자 5.7배로
이 같은 ‘자가 호흡 중환자’는 지난달 1일 104명에서 한 달 만에 5.7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부가 통계를 관리하는 기계 호흡 중환자가 2.7배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때문이다. 감염 시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은 비교적 약하게 나타나지만, 발열과 혈전(혈관 속 핏덩이) 등의 증상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키고 합병증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땐 코로나19 중환자 대다수가 폐렴 환자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 “의료 인력 부족 이미 현실화”
문제는 자가 호흡 중환자 치료에도 적지 않은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공호흡기를 쓰지 않을 뿐,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의 회복과 생명 유지에는 폐렴 환자 치료 못잖게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실제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대동맥 응급 수술을 중단했다.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도 지난달 28일부터 뇌출혈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인력 부족을 부채질하는 점도 우려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은 산부인과 의료진이 대거 감염돼 격리되면서 응급 분만 산모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실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누적된 피로 탓에 그만두려는 기존 직원들을 붙잡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확진자 폭증에 중환자 급증 우려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코로나19 중환자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은 이제 현실이 됐다. 2일 오전 발표되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22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9만439명에서 2주 만에 2.4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통상 중환자 수는 확진자 증가 이후 1, 2주 시차를 두고 늘어나기 때문에 3월 중순 중환자 증가가 가시화될 수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