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반전 여론 전세계로 확산
여권 불태우는 러시아인 호주 시드니에 체류 중인 러시아인 일리야 포민 씨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전쟁 반대 시위에 참가해 자신의 여권을 불태우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일리야 포민 페이스북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反戰) 여론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해외 체류 중인 러시아인들은 자국 여권을 불태우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에서도 반전 여론이 표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계도 러시아 ‘퇴출’에 나섰다.
1일 트위터에는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 있는 러시아인들이 자국 여권을 라이터로 불태우며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러시아인 일리야 포민 씨는 “푸틴은 미친 전쟁광”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도 반전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박람회에 온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들에게 전쟁 중단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인 빅토르 아롤트 씨(40)는 “러시아가 IT를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는 러시아인입니다, 미안합니다”… 전 세계 우크라이나 지지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반전 시위에 참석한 러시아 여성 카트리나 레피나 씨가 ‘나는 러시아인입니다. 미안합니다. 전쟁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며 전쟁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크라이나인의 고통을 느껴 자신의 심장 또한 피를 흘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샌타모니카=AP 뉴시스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할 예정이던 러시아 예술팀은 “민간인이 미사일 공격으로 죽어갈 때 예술이 설 자리는 없다”며 참가를 취소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소니,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는 러시아에서 새 영화 개봉을 중단했고 유튜브도 1일 유럽에서 러시아 관영 러시아타임스(RT)와 스푸트니크통신에 연결된 채널은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IOC 집행위원회는 푸틴과 러시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올림픽 훈장을 철회했다. 또 국제스포츠연맹 등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및 관료를 국제 경기에 초대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11월 카타르 월드컵 등 모든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 및 구단을 무기한 추방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도 2013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 9단’을 철회했다.
베이징 러문화원에 ‘러 비방 낙서’ 중국 베이징의 러시아문화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의미로 러시아어로 쓰인 ‘(러시아) × 먹어’ 낙서가 등장했다. 대만 중앙통신 캡처
韓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우크라 위한 ‘평화의 빛’ 1일 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물 외벽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평화의 빛(Peace Light)’으로 물들어 있다. 노란색과 파란색 빛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시청, 남산서울타워, 세빛섬 등에 평화의 빛을 밝힌 데 이어 서울도서관과 양화대교, DDP에도 빛을 밝히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