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편집장 ‘전쟁’ 단어 불허 언론통제에 맞서 러-우크라語 함께 쓰며 침공 규탄
무라토프 편집장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러시아 언론에 ‘전쟁’ ‘점령’ ‘침공’ 등의 표현을 못 쓰게 했다. 하지만 1993년 설립된 반정부 성향의 독립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굴하지 않고 전쟁의 참상을 시시각각 알리고 있다.
이 신문은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1면에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병기한 성명을 내 침공을 규탄하면서 “러시아인의 반전 운동만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필리핀 독립 언론 ‘래플러’의 창립자인 마리아 레사(59)와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드미트리 무라토프 편집장(61)이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최근 미 주간지 뉴요커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전쟁을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수백만 명의 러시아인이 국제 청원사이트(Change.org)를 통해 반전 서명에 참여했다. 러시아인의 고질병인 ‘무관심’이 사라졌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