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는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환매를 잇달아 중단했다. 러시아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거래가 정지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는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경제 제재 움직임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와 관련해 매매정지나 상장폐지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거래소와 협의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 투자유의종목 지정제도에 따라 괴리율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단일가매매, 거래정지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관리할 것”이라면서 “글로벌한 움직임을 주시하다가 투자보호가 필요하게 되면 추가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들은 러시아를 국제 금융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에서 배제했고, 러시아는 자본 유출을 막고자 외국인 투자자의 러시아 내 자산 회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LP(유동성공급자)의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괴리율이 극단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괴리율은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투자위험 지표다. 지난 28일 기준 괴리율은 30% 이상 벌어졌는데, 이는 자산 가치 하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KB·한화·신한·키움자산운용은 관련 펀드의 신규 가입과 환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환매 재개 시점은 정해진 바 없이 잠정 연기다.
‘KINDEX 러시아MSCI’의 거래 정지도 머지않았다. 이날 ‘KINDEX 러시아MSCI’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고, 이후 3일부터 3거래일간 단일가매매가 시작된다. 이 기간에도 괴리율이 18% 이상 벌어져있으면 8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된다. 다음날 거래 정지는 풀리겠지만 괴리율이 6% 이내로 들어오지 않으면 단일가매매와 거래 정지는 반복된다.
NH투자증권은 공지를 통해 “미국의 OFAC(해외자산통제국) 기구 제재에 따른 매매 금지 조치로 러시아 ETF 매매 시 사전 예고 없이 주문이 거부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안, 메첼, MTS, 얀덱스, 오존 홀딩스, 넥스터스, 키위 등 미국 시장에 상장된 러시아 종목은 거래가 중단되면서 국내에서도 매매할 수 없는 상태다. 이미 주식을 매수했다면 거래가 재개될 때까지 매도도 할 수 없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가속화하면서 거래가 중단될 종목 또는 상품은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OFAC의 제재조치로 미국에 상장된 러시아 종목들의 거래가 제한되었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리스트 외에도 주문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