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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여론조사 ‘블랙아웃’…李 ‘초접전’ 읍소·尹 ‘경합 우세’ 부각

입력 | 2022-03-02 17:15:00


오는 3일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보도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구간이 시작된다.

일주일 간의 ‘깜깜이 선거’ 전 여론조사 판세는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있다. 이 후보는 초접전 양상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을, 윤 후보는 경합 우세를 주장하며 굳히기를 노리고 있다.

2일 뉴시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2월 28일~3월 1일)에선 윤석열 46.3% 이재명 43.1%로 양자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2%포인트였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6.7%, 정의당 심상정 1.9% 순이었다.

두 후보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윤 후보(3.0%포인트)가 이 후보(1.3%포인트)보다 상승폭이 커 이전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OBS가 여론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는 45%로, 윤 후보는 44.9%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내 접전을 펼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5.1%,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허경영 국민혁명당 후보는 1.5%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일주일 전보다 2.8%p 올랐고 윤석열 후보도 1.7%p 올라 이 후보가 윤 후보와 0.1%p 격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0%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같은 날 나온 JTBC 의뢰 글로벌러시치 조사에선 윤석열 42.3% 이재명 36.6%로 양자간 격차는 오차 내인 5.7%포인트였다. 이어 안철수 6.7%, 심상정 2.9% 순이었다.(2월28일~3월1일 실시, 전국 성인 1006명,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응답률 20.9%, 95% 신뢰수준에 ± 3.1% 포인트)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여야의 신경도 곤두서는 모습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지난달 22일 공표한 KSOI 여론조사에 조작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를 인용한 논평을 낸 차승훈 국민의힘 선대본 상근부대변인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강병원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가 유리하게 나왔다고 바로 조작 의혹을 제기하다니, 국민의힘이 초조한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민주당도 블랙아웃 전 격차가 벌어진 여론조사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조응천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경제-칸타코리아 조사에 대해 야권 단일화 관련 문항이 많아 진보·여권 지지층 응답이 저조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튀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판세를 “초초박빙 흐름”이라며 “우리가 좀 노력한다면 지지율 역전도 가능하고,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여론조사의) 의도적인 왜곡을 경계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지층에게 여론조사 결과에 흔들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통해 결속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우위를 부각시키며 ‘굳히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확대선대본 회의에서 “이제 9부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마라톤은 42㎞를 1등으로 달려도 마지막 100여m를 지키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마지막 100여m가 지금부터 일주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블랙아웃 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깜깜이’ 선거 돌입 전 대선 결과를 가늠할 유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상대로 리드를 유지한 채 블랙아웃에 접어들었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 후 문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며 거세게 추격했지만 당시 주요 언론사들의 블랙아웃 여론조사 중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역전한 건 한국리서치 조사가 유일했다.

다만 유권자의 3할 가량은 선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아직 판세는 예측할 수 없다.

중앙선관위가 21대 총선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지지 후보 결정 시기를 ‘투표일 일주일 전’에 결정했다는 응답은 19.3%에 달했고, ‘투표일 하루~사흘 전’이라는 응답도 10.4%, ‘투표 당일’은 4.5%로 나타났다. 30%가 넘는 유권자가 투표 일주일 전 지지 후보를 결정한 것이다.

대선은 후보가 후보가 한정된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총선 보다 일찍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지만 ‘블랙아웃’ 이후에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숫자가 유의미한 수준인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지금 시점에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는 평균적으로 10%가 넘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이 10%에게는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용한 조사들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