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붉은색이나 형광색 ‘X’자 표식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시민들은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 목표를 쉽게 알아보기 위해 새긴 것으로 보고 해당 표식을 발견하는 즉시 가리는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의 고층 건물, 주거용 건물 옥상, 가스 배관 등에 X자가 등장했다. 몇몇은 과녁 모양과 유사하게 십자 위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키이우시 당국은 “고층 건물 주민들은 옥상에 표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하면 즉시 흙 등을 이용해 덮어 달라”고 당부했다. 집 화장실에서 숨어 지낸다는 시민 아나스타샤 루소씨는 “성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표시를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전 의지와 함께 두려움도 키이우를 덮쳤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탈출하기 위해 중앙역으로 몰려들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시민들은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무차별 폭격하는 결 보고 러시아의 포악성을 과소평가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러시아가 병원, 유치원 등에도 닥치는 대로 공격을 가하면서 키이우 최대 어린이병원 ‘오크마치’의 어린이 응급환자들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여섯 살 소녀 데린카는 생명유지 장치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폭격 위험에도 소아 중환자실이 있는 지상 병동에 남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