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_Face 166 (2021) .국제갤러리 제공
박찬욱 감독(59)이 지난해 10월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가 돼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 ‘OVR:2021’에 주차장의 특정 순간을 포착해 친숙한 대상의 낯선 모습을 부각하는 ‘Face 166’(2021년)을 내놨다.
최근 영화감독들의 ‘부캐’는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09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의 첫 개인전을 연 팀 버튼 감독은 다음달 한국에서 스케치, 드로잉 등을 전시한다. 국내에서는 박찬욱과 민병훈(53)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스크린뿐 아니라 상업갤러리에도 적합한 작품을 창조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지만, 이들의 ‘부캐’ 활동이 ‘본캐’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흥미롭다.
1999년 ‘벌이 날다’를 시작으로 20여 년 넘게 독립영화계에 몸담아 온 민 감독은 지난달 미디어아트 작가로 데뷔했다.
민병훈_시간의 집 (2022). 호리아트스페이스 제공
서울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19일까지 진행하는 ‘영원과 하루’에는 민 감독이 4년 전 홀로 제주도로 내려가 자연을 찍은 영상 20점이 출품됐다. “영화로 성공하는 게 너무 소수다 보니 우울감을 안고 살게 된다”던 그가 ‘영화 다이어트’를 하면서 찍은 단편 영상들이다.
민병훈_영원과 하루 (2022). 호리아트스페이스 제공